24일부터 전국 616㎢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경기도 최다 면적…서울 기존 구역 75% 풀려
수도권 많아 거래 활성화 기대 … 세종시는 제외
경기 파주시 운정지구와 이웃한 교하동은 신도시 개발에 따른 투기 우려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왔다.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아온 주민 3000여명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촉구하는 주민청원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교하동 주민 김모씨(45)는 “운정 1, 2지구 개발이 끝나 투기 요인이 없는데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재산권을 침해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온 파주, 하남 등 수도권과 서울 강남3구 땅을 대규모로 해제한 것은 부동산시장 투기 우려가 상당히 사라졌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작년에도 정부는 전체 토지거래허가구역 2342㎢ 가운데 53%인 1244㎢를 풀었다. 이로써 땅 투기 방지를 위해 도입된 토지거래허가제는 이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부양을 위해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4일부터 해제되는 616.319㎢는 앞으로 시·군·구청장의 허가 없이 토지 거래가 가능해진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해제된 곳이 많아 장기적으로는 토지거래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장 거래회복과 땅값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분석했다.
◆서울은 75% 해제
국토부는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달 발표한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전국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대거 해제했다.
이번에 해제된 면적은 경기가 238.143㎢로 가장 넓다. 경남(184.17㎢) 서울(118.049㎢) 인천(41.46㎢) 대전(12.31㎢) 등도 많이 풀린 지역이다. 특히 서울은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 가운데 74.5%가 한꺼번에 풀렸다. 강서구(21.97㎢) 노원구(20.96㎢) 은평구(13.86㎢) 등에서 해제된 곳이 많다.
◆땅값 상승률 1위 세종시는 제외
하지만 주요 정부부처 이전으로 지난해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5.98%) 세종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그대로 재지정됐다. 14개월째 땅값 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인 세종시는 투기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단지 입주 효과로 상승률이 높았던 대구 동구(2.61%)와 대구 달성군(2.56%), 강원 평창군(2.56%)도 이번 해제 조치에서 제외됐다.
국토부는 이번에 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은 앞으로 투기·난개발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토지 시장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 이상징후가 발생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 토지거래 활성화될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린 곳이 많다. 미사·감일 보금자리지구 건설로 땅값이 뛴 하남시는 32.216㎢(1만1375필지)가 풀렸다. 하남시청 관계자는 “보금자리지구의 토지 보상이 끝나면서 과열 우려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 개발로 주목을 받고 있는 화성시는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한 면적의 절반인 12.72㎢(1만5592필지)만 해제됐다. 화성시청 관계자는 “작년 송산면과 비봉면 등 화성 서부권 대부분이 해제됐지만 토지 거래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며 “이번에도 동탄면 등 신도시권이 풀리지 않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시흥시(27.447㎢)와 남양주시(35.86㎢), 파주시(32.39㎢) 등 수도권 베드타운도 대거 풀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해제지역은 개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거나 자연녹지 등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이 많다”며 “장기적으로는 토지 거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땅값이 단기 급등해 투기가 우려되는 곳을 선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해 토지 거래를 규제하는 지역이다. 1979년 구역 지정이 처음 이뤄졌고 해마다 갱신한다. 해당 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 거래를 할 때는 시·군·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안정락/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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