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리콜·고령자 우대…'건강한 자산관리'가 충성고객 만들어

입력 2013-05-23 15:30
Cover Story - 하나대투증권

심층 진단

매달 셋째 수요일 '금융 검진의 날'
완전 판매 위한 사내교육 진행…모바일 고객에게 전문가 상담 제공


“일선 PB(프라이빗뱅커)들은 ‘랩 운용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책임감이 없다’는 비판까지 내놓고 있다.”(김선태 하나대투증권 소비자보호부장)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에게 송구스럽다. 랩상품 수익 부진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빠른 수익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하나대투증권 랩운용부장) “부진한 수익률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어 이 자리에 서는 게 매우 조심스럽다. 작년 성과가 왜 부진했는지, 앞으로 운용전략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겠다.”(*** 대형 자문사 부사장)

지난 3월20일 하나대투증권에서 방영된 30분짜리 사내방송의 주요 내용이다. 이 자리에서 본사 랩어카운트 담당 부서장은 수익률 부진의 이유를 해명해야 했다. 이 상품을 증권사에 공급한 대형 자문사 부사장도 영업 직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날 방송은 ‘건강한 자산관리’라는 이름의 경영개선 프로그램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가늠하게 해준다. 하나대투증권은 올해 이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하고, 3월부터 매달 셋째 수요일을 ‘건강한 금융 검진의 날’로 정했다. 금융상품 ‘완전 판매’를 위한 핵심 사항, 상품별 수익률 상황, 소비자 보호 관련 법규 준수 등 사내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방송을 맡은 김선태 부장은 사내 마케팅 핵심 부서인 영업추진부장을 겸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중 ‘소비자보호부’라는 별도 조직을 만든 것은 하나대투증권이 처음이다. 김 부장은 “소비자와 고객을 보호하지 못하면 회사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회사와 소비자가 공동 운명체라는 인식이 증권사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 투자자들을 특별 우대하자는 아이디어도 ‘건강한 자산관리’ 프로그램에서 나왔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달부터 투자상품에 가입해본 적이 거의 없는 만 65세 이상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버 그린(Silver Gree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업점별로 1~2개 상담창구를 ‘실버그린존(Silver Green Zone)’으로 정해 시간에 쫓기지 않고 투자 상품에 대해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건강한 자산관리’가 회사 수익에 보탬이 된 사례도 적지 않다. ‘펀드 리콜제’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펀드 판매 시 고객 투자성향과 맞지 않는 상품을 권유했거나, 적절한 투자 설명을 제공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가 된 펀드에 대해 즉시 환매 처리하고 투자 손실을 회사 측이 배상하는 것이다. 2010년 3월부터 3년 넘게 시행 중이다. 수준 높은 서비스에 감동한 고객이 하나대투증권 ‘충성 고객’으로 남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전문가 종목 상담 서비스’도 수준 높은 서비스로 고객을 감동시켜 고객 저변을 넓히겠다는 경영 전략의 일환이다. 함민석 e-비즈영업부장은 “하나대투증권 1150여명 전체 영업직원이 상담원으로 참여한다”며 “빠른 경우 10~20분 내 상담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수 상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2월 신개념 MTS ‘스마트하나 HT’를 출시했다. 전문가 종목 상담 외에도 업계 최고 수준의 주식 거래 속도, 고객 맞춤형 특화 주문 프로그램, 네이버 종목 토론방 탑재 등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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