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하나대투증권
종합 자산관리 모범 사례
자산 95%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운용…'지점장의 무덤'서 5개월 연속 흑자
하나대투증권 대구시 ‘수성 VIP 클럽’ 지점을 맡고 있던 김승록 지점장(43세)은 지난해 말 본사로부터 ‘서울 강남지점장을 맡아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워낙 파격적이어서 며칠간 고심했다. 대구 지역에는 탄탄하게 일궈놓은 고객 기반이 있지만 서울 강남엔 전혀 연고가 없었다. 강남지점은 최근 6년간 5명이 바뀔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지점장의 무덤’으로 불려온 곳이다.
하지만 김 지점장이 작년 12월 강남지점장으로 부임한 이후 놀라운 변화가 생겨났다. 원체 비싼 임대료에다 다른 증권사들의 랜드마크급 점포 출점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며 매달 적자를 냈던 강남지점이 지난 4월까지 5개월 연속 흑자를 낸 것이다. 5개월 누적 흑자 규모로는 91개 전 지점 중 2위다.
김 지점장이 맡고 있는 강남지점은 하나대투증권이 목표로 삼는 종합자산관리회사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시발은 ‘수성 VIP 클럽’의 김 지점장 단골 고객이었다. 이들 고객 30여명은 김 지점장에게 돈을 계속 맡기겠다며 계약서를 새로 썼다. 이렇게 옮겨온 자금이 400억원이나 됐다. 수성 VIP클럽 전체 운용 자금의 90%가 넘는 규모다.
김 지점장은 “주식과 산업을 공부하고 고객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짜서 수익을 높이는 일이 재미있을 뿐 특별한 비결은 없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김 지점장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남다르다는 게 지점 직원들의 이야기다. 이용철 리테일총괄 전무는 “대구에서 경쟁사 지점장이 그에게 4억원을 맡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뒤 강남지점장 후보로 점찍었다”고 털어놨다.
김 지점장은 담당하는 고객 자산의 95% 이상을 랩어카운트 상품으로 운용한다. 랩어카운트는 매매 수수료가 아닌 연간 운용 수수료를 받는다. 사고팔 때 수수료를 떼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종목을 매매하지 않고, 장기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랩어카운트에 담을 수 있는 금융상품은 주식, 채권뿐 아니라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선물옵션 등으로 다양하다. 김 지점장은 “증권사가 고객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줄 훌륭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지점 차원의 랩어카운트 상품을 찾기 어려운 것은 고객 자산을 제대로 굴릴 자신이 없어서라는 게 김 지점장 설명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자체 랩어카운트 상품보다 대형 자문사 랩어카운트를 파는 데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신뢰를 고객들로부터 얻으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김 지점장은 “고객에게 자금을 맡겨달라는 영업을 해 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투자수익률이 숫자로 입증되면 입소문이 나고, 이런 고객들이 한번 돈을 맡긴 뒤 수익이 입증되면 다시 돈을 맡기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강남지점 관계자는 “최근 지점을 찾는 유명 연예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 지점장의 고객인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장이 한번 돈을 맡긴 뒤 연예계에 입소문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대투증권은 강남지점의 성공사례를 다른 지점으로 확산시켜 종합자산관리회사라는 비전을 현장에서 구현해나가는 데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속보] 급등주 자동 검색기 '정식 버전' 드디어 배포 시작
▶[한경 스타워즈] 대회 전체 수익 2억원에 달해.. 비결은?
▶ 전통시장 강소상인의 성공 키워드 'STRONG'
▶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 "고수익만 노리면 고객 신뢰 잃어…종합 자산관리 능력 키워야"
▶ 그리운 엄마의 손맛 살려 '요구르트의 神'이 된 남자…5년 만에 억만장자 대열에
▶ 1968년 한국투자공사 모태로 설립…국내 간접투자 시장 문 열어
▶ "다큐 촬영은 '무게와의 전쟁'…책·노트·사진·검색 다되니 짐 확 줄었죠"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