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3개 중 2개 올해 마이너스…매입가 낮춰 수익률 극대화 효과
실제 박스권 장세선 안 먹혀
방향성 없는 증시가 지속되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조금씩 주식 편입비중을 늘려가는 분할매수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 펀드는 박스권 증시에서 분할매수로 주식의 평균 매입가격을 낮춰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 갈수록 증시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수익률 관리가 쉬운 분할매수펀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운용 분할매수펀드, 1000억원 이상 증가
22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우리자산운용의 ‘우리Smart Investor 분할매수 펀드 시리즈’ 설정액이 1400억원을 돌파했다. 이 펀드는 주가 움직임에 따라 가격대별로 주식을 분할매수한 뒤 수익률이 5%에 이르면 주식 비중을 다시 20% 수준으로 낮춰 이익을 실현한다. 지난해 4월 설정된 ‘우리 Smart Investor 분할매수 펀드 1호’는 지난 1년간 코스피200지수가 4.75% 하락하는 사이 4.56%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우리운용 관계자는 “주가와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매수하는 기존 적립식 펀드의 단점을 보완한 상품”이라며 “주로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사모형으로 운용했는데 박스권 증시에서 분할매수 전략이 유리해지면서 일반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3개 중 2개,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
하지만 대부분 분할매수펀드는 올 들어 수익률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분할매수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 60개 중 38개가 올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20일 기준)을 보였다.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코스피지수가 0.73% 하락하는 동안 22개 펀드만 연초 이후 0.14~9.08%의 수익률을 올렸다. 지금처럼 방향성이 잡히지 않는 박스권 증시에서 분할매수하는 펀드가 유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지만 실제 성과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분할매수펀드는 주식 편입비중을 조절하기 때문에 하락장이나 장에 확신이 없을 경우 수익률 방어가 쉽다는 게 운용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상승장에서 해당 펀드 주식 편입비중이 작으면 상대적으로 시장 성과 대비 부진하다. 전문가들은 “펀드별로 분할매수 전략이 제각각이어서 해당 펀드의 매수 전략이 시장 상황에 역행할 땐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분할매수 전략으로 운용하는 주식혼합형펀드 ‘한화좋은주식압축순환분할매수A’는 올 들어 9.08%의 수익률을 보였다. 2011년 5월 설정돼 이미 주식 편입이 95%에 이른다. 윤준길 한화운용 에쿼티사업본부 전략운용팀 매니저는 “자체 퀀트 모델에 따라 저평가 종목과 이익 가시성이 높은 종목을 선별하는데, 연초 중소형주 종목을 많이 담아 수익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다시 주식 편입비중을 20% 정도 줄인다”며 “하반기에는 퀀트 모델에 따라 대형주로 리밸런싱 작업을 통해 일부 차익 실현으로 수익률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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