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엔 배당株가 '효자'

입력 2013-05-17 17:13
수정 2013-05-17 22:24
진로발효·케이씨티·무림P&P 올들어 50% 급등
저성장 장기화…은행등 기관 자금 배당주로 몰려


‘진로발효, 케이씨티, 무림P&P, 한국가구, KPX케미칼.’

이들 종목은 올해 들어 주가가 50% 이상 폭등했다. 주력 사업은 소주 등의 원료인 주정,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펄프, 가구, 우레탄 등으로 제각각이다. 공통점은 하나 있다. 배당성향이 높고 매출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주라는 것이다.

연초 이후 배당주에 돈이 몰리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구마와 타피오카 등을 이용해 소주 원료인 주정을 만드는 진로발효는 연초 1만2200원에서 지난 16일 1만8400원으로 50.8% 올랐다. 지난해 말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8.23%로 높은 데다 매출이 안정적이라는 게 이유다.

국내 2위 종이 및 펄프 생산업체인 무림P&P는 지난해 실적 개선 효과까지 겹치면서 56.6% 뛰었다. 배당성향이 높은 SK텔레콤 주가도 연초 대비 40.2% 상승했다. 한국쉘석유(44.0%) 조선내화(43.8%) 전파기지국(33.9%) 삼화페인트(32.1%) 아주캐피탈(31.9%) 인천도시가스(30.5%·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 등도 높은 배당성향에 힘입어 급등한 종목으로 꼽힌다.

몇몇 종목은 외국인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무림P&P는 연초 2.44%에서 5.34%, 진로발효는 연초 3.43%에서 5.07%, KPX케미칼은 연초 32.57%에서 36.08%로 외국인 지분율이 각각 늘었다. 지난해까지 외국인 지분이 없던 전파기지국도 외국인이 0.41%를 매입했다.

배당주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먼저 저금리가 꼽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은행이 연 2.85%, 저축은행은 연 3.40% 수준이었다. 지난 9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면서 시중 금리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장희종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으로 고배당을 하는 종목의 상대적인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은행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채권 등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은행이 배당주 투자에 나서는 등 기관 자금이 배당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저성장 장기화 추세도 또 다른 이유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소재 산업재 종목을 중심으로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대안으로 꾸준히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는 배당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 수석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 것도 배당주가 각광받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 가운데 상당수는 가격이 많이 올라 투자시 수익률과 향후 매출 및 이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될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쉘석유는 연초 24만5500원에서 9일 37만8500원까지 올랐다가 16일 3.15% 하락했다. 배당수익률이 지난해 말 주가 기준 8.11%에서 5.6% 내외로 내려간 데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고배당 종목들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말 6~8%에서 16일 4~6%대로 하락했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배당수익률뿐만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고려해 건실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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