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들 왜 자꾸 짐 싸나…중국식품포장 자진 상장폐지

입력 2013-05-15 17:21
수정 2013-05-16 08:33
중국식품포장, 주당 4500원에 공개매수
"차이나디스카운트 해소 안됐다" 불만
3노드디지털 이어 올 두번째 '한국 탈출'


코스닥 상장사인 중국 기업 중국식품포장이 15일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지난 1월 자진 상장폐지를 택한 3노드디지탈에 이어 4개월여 만에 또 다시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자진 상장폐지 사례가 나온 것이다. 증권업계는 실적이 양호하고 주가도 다른 중국 상장기업들에 비해 괜찮았던 중국식품포장이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은 ‘차이나 디스카운트(중국 기업의 만성적인 주가할인 현상)’로 주가가 제값을 받지 못해 상장유지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른 중국 기업들도 잇따라 자진 상장폐지를 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공개매수 소식에 상한가

중국식품포장은 이날 자진 상장폐지를 위해 다음달 11일까지 주식 공개매수를 한다고 공시했다. 2009년 3월27일 한국 증시에 입성한 지 4년여 만이다. 중국식품포장의 대주주들이 지분을 100% 보유한 홍콩 투자목적회사(SPC) 캔솔루션홀딩스가 총 발행 보통주의 54.92%인 1098만3700주를 주당 4500원에 매수하기로 했다.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주주총회를 소집해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중국식품포장은 지난해 6월 한국사무소를 철수하는 등 그간 상장폐지를 염두에 두고 절차를 밟아 왔다. 중국식품포장은 이날 공개매수 소식에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4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중국식품포장은 올 들어 두 번째로 한국 증시를 자발적으로 떠나는 중국 기업이 됐다. 지난 1월엔 ‘한국 증시 상장 외국기업 1호’였던 중국기업 3노드디지탈이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한국을 떠났다. 2011년에는 중국 기업 코웰이홀딩스가 자진 상장폐지했다. 중국식품포장이 상장폐지되면 남는 중국 상장기업은 완리 화풍집단 등 11곳이 된다.

◆‘차이나 디스카운트’ 가 원인

올 들어 연이은 중국 기업의 자진 상장폐지는 2011년 상장 직후 회계투명성 문제가 불거진 중국고섬 사태로 나타난 ‘차이나 디스카운트’ 영향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번에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중국식품포장과 이미 자진 상장폐지한 3노드디지탈은 한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에서도 우량한 편에 속한다는 평가다. 중국식품포장의 지난해 4~12월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7.54% 증가한 11억4655억위안(약 2078억원), 영업이익은 93.06% 증가한 1억1546만위안(약 280억원)이었다. 주가 역시 공모가(1500원)를 웃돌았다.

중국 기업설명회(IR) 대행사인 밸류씨앤아이의 박인석 이사는 “중국 기업들이 국내에 상장한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자금 조달”이라며 “실적에 비해 주가 상승 기대가 낮아 증자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웠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고섬 사태 후 유상증자, 전환사채(CB), BW 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 중국 기업은 12곳 중 5곳에 그쳤다. 이 중 중국식품포장, 차이나킹, 화풍집단은 해외에서 사모 형태로 자금 조달을 하는 등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자진 상폐 이어지나

자진 상장폐지를 택하는 중국 기업들은 속속 나타나는 반면 한국 증시에 신규 상장하는 중국 기업은 2011년 6월 상장된 완리 이후 2년 가까이 맥이 끊겼다. 중국식품포장은 자진 상장폐지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른 국가에 재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식품포장에 투자한 해외 법인이 한국에서 자진 상폐할 것을 권유하고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에 다시 상장할 것을 제안했다는 말이 있다”며 “한국에서 저평가받았다고 판단한 다른 중국 기업들도 자진 상폐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고섬 사태 이후 중국 기업의 상장 문턱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측은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중국 기업 상장에 예전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영향도 있다”며 “최근 중국 등 해외 기업 신규 상장이 줄어든 이유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 증시가 지지부진한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윤희은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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