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취업문 여는 한경 TESAT] 중산층 70%의 의미

입력 2013-05-15 17:03
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37)


새 정부 목표 중 하나가 ‘중산층 70%’라고 한다. 스스로를 어떤 계층으로 여기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들의 결과를 보면 수치가 제각각인데, 중산층에 대한 정립된 인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낮은 소득계층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 사회학에서 논의되는 중산층의 개념에는 이처럼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가도 중요한 요소라고 하지만 ‘중산층 70%’라고 할 때의 중산층은 소득에 초점을 둔 명확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그 기준에 대한 인식 공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득에 초점을 맞춘 중산층의 개념은 소득계층의 일정 비율을 중산층으로 보는 방법과, 일정 소득 범위를 중산층으로 보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소득계층의 일정 비율을 중산층으로 볼 때는 예컨대 상위 20%와 하위 20%를 제외하고 가운데 60%를 중산층으로 보는 식이다. 이렇게 중산층을 상대적으로 정의하게 되면 그 비율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중산층 70%’ 목표의 중산층에는 맞지 않지만, 중간 소득계층의 경제적 상황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이 쓰인다. 즉, 중산층을 일정 비율로 정의하면 중산층의 경제적 상황은 이들의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대표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우 중간 60%의 소득 비중은 2000년대 중반에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유지되고 있으며(2011년 55.4%) 이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다른 한 가지는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일정한 소득 범위를 두고 그 안에 해당되면 중산층으로 보는 것이다. 중위소득은 소득자를 소득 크기대로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위치한 소득자의 소득을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중위소득의 반 이하 소득자를 빈곤층, 중위소득 반에서 1.5배 소득자를 중산층으로 보고 있다. ‘중산층 70%’ 목표의 중산층은 OECD 정의를 따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떤 분포를 요약하는 지표로 중위값보다 평균값이 많이 쓰이지만, 소득분포의 경우에는 중위소득을 평균소득보다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소득분포에는 상한이 없기 때문에 자칫 매우 소득이 많은 소수에 의해 평균소득이 높게 계산돼 소득분포를 반영하는 지표로서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위소득의 반에서 1.5배 소득자를 중산층으로 보면 2011년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167만~500만원 소득이 있는 가구는 중산층이고, 64%의 가구가 이에 해당됐다.

‘중산층 70%’ 목표는 중위소득 반에 못 미치는 빈곤층의 소득을 끌어올려 6%포인트 이상이 중산층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2011년 빈곤층 비중은 15.2%로 2006년 14.3%에 비해 증가했고, 하위 20% 소득 비중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들 수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자료들을 종합할 때 우리나라 소득 분포의 문제는 중산층보다는 빈곤층에 있는 것이다.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미끄러지지 않고, 빈곤층은 중산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청사진이 하루 빨리 제시되면 좋겠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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