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밀어내기 없었다"
국내 한 전통주 제조업체의 대리점주가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와 빚 독촉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4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대리점주 이모씨(44)가 이날 오후 2시40분께 인천시 부평동에 있는 자신의 대리점 창고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연탄을 피워놓고 자살한 것을 대리점 관계자가 발견했다.
이씨는 자살하기 전 달력 4장의 뒷면에 대리점 영업과 관련, 신병을 비관하는 유서를 남겼다. 이씨는 유서에서 ‘남양은 빙산의 일각’ ‘현금 5000만원을 주고 시작한 이 시장은 본사 묵인의 사기였다’ ‘밀어내기? 많이 당했다’ ‘살아남기 위해 행사를 많이 했지만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 등 본사의 판매 압박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씨는 지난 12일 동료 대리점주 3명에게 휴대폰으로 이 같은 내용의 유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유서를 본사 대표에게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본사의 제품 강매 압박과 채권 회수 압력으로 상당히 괴로워했다는 동료들과 가족의 진술을 확보하고 본사로부터 어느 수준의 압박을 받아왔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최근까지 본사에 1억2500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고, 최근 빚 상환 독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서내용을 토대로 본사의 위법 여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본사 관계자는 “물량 밀어내기나 빚 독촉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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