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업무는 다양하다.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이 기본 사업이다. 2008년부터는 노인장기요양 업무도 하고 있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보험 보험료를 통합 징수하는 것도 공단의 업무다. 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일반건강검진,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5대 암검진, 영유아건강검진도 실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보공단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건보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면 엄청난 파생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보공단이 창조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포인트다.
외국에서는 빅데이터 활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은 의약품 검색을 지원하는 국립보건원의 필박스(Pillbox) 서비스를 통해 주요 질병의 분포, 연도별 증가 등을 분석해 조기에 대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5000만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영국은 작년에 데이터 전략위원회를 설립했고, 일본도 빅데이터 활용 기본전략을 발표했다.
건보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는 전 국민의 가입정보, 병원 의원 이용내역, 건강검진 결과 등 약 8136억건에 이른다. 건보공단은 2012년 공개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100만명의 건강관련 정보가 담긴 이 데이터를 내년 상반기 중 일반 연구자들에게도 학술용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건보가 갖고 있는 빅데이터의 가치는 추산하기조차 어렵다. 노인인구가 사용하는 의료비는 2011년 기준으로 15조원에 달했다. 2020년에는 2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공익적 차원에서는 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어떤 의료기기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로 활용될 수도 있다.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은 “공단의 데이터베이스는 의학뿐 아니라 사회학, 경제학적인 측면에서도 정책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창조경제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얘기다.
건보공단은 또 창조경제의 기반이 되는 중소기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12년 건보공단이 중소기업에서 구매한 금액은 1179억6400만원에 이른다. 전체 구매액의 87.5%다.
건보공단은 창조경제에 제대로 기여하려면 제대로 된 보험료 부과체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제대로 건보료를 걷지 못해 국민적 불신이 커지면 공단의 존재 의미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단은 이에 따라 실천적 복지국가 플랜을 추진 중이다. 직장을 다니다 그만둬 지역가입자로 변경되면 보험료가 급증하고, 돈이 많아도 직장에 다니는 자식의 피부양자로 등록되면 보험료를 내지 않는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도 국정과제에 ‘소득중심’으로 부과체계를 개선한다는 항목을 포함시켰다. 공단은 지난 3월7일 ‘건강보장분야 국정과제 연구지원단’을 출범시켜 국정과제 실현을 지원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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