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의 충격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올해 안에 105엔대 이상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오전 10시32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21% 오른 101.89엔을 기록중이다. 장중에는 102엔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주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100엔을 넘어서면서 '2차 엔저(低)' 충격이 증시를 휩쓸었다. 코스피는 지난 10일 2% 가까이 급락한 뒤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하며 회복하지 못는 중이다.
엔화는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면서 2011년 10월 달러당 75엔대까지 하락했었다. 엔화 강세가 일본 수출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실적도 하락했다.
하지만 엔·달러 환율은 지난 연말 아베 신조가 총리로 지명된 이래로 공격적인 양적완화에 20% 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엔화 약세가 당분간 더 지속되면서 달러당 최소 105엔선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5엔대는 지난 2000년 이후 형성된 평균 엔·달러 환율 수준이다.
임정석 B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엔·달러환율이 100엔을 넘어서면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졌고 105엔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기술적으로 중요한 저항선을 돌파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동수 한맥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해외의 위험자산을 향한 일본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 확대가 확인됨에 따라 일본 투자자 중심의 엔화 약세 국면이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 동안 엔·달러 환율이 90엔대 후반에서 등락을 보이면서 방향성을 엿보던 투자가들이 마침내 엔화의 추가 약세에 베팅을 시작했다는 판단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엔·달러 100엔 돌파는 엔화의 추가 약세 기대감을 반영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를 활성화시켜 더욱더 엔화의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미국이 엔저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지만 미·일간 정치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일본 참의원 선거가 있는 7월까지는 미국도 엔화의 추가 약세를 어느 정도 용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면 주식 투자 전략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일본 기업의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와 그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의 일본 증시 유입이 단기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며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가 좀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며, 종목별 실적 확인 이후 선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내수 업종 내에서 환율에 중립적인 유틸리티, 비가격 경쟁력의 영향이 큰 레저·엔터, 유통 등 서비스 업종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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