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딴목소리…환노위 간사 인터뷰
여야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기간 중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해법을 찾겠다”고 밝힌 데 대해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이번 기회에 잘못된 임금체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홍영표 의원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6월 임시국회에서 통상임금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번 논란의 책임은 그동안 기본급보다 편법으로 각종 수당을 늘려왔던 노사 모두에 있다”며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양산하는 이 같은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이 연 7000만~8000만원에 달하는 고연봉을 지급한다고 하지만 실제 기본급은 3000만원 정도밖에 안 된다”며 “대부분 잔업·특근·야근 등 각종 수당을 통해 나머지를 보충하는 식”이라고 했다.
댄 애커슨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의 통상임금 발언과 관련해선 “한국GM(옛 대우자동차)은 이미 2007년부터 관련 소송을 진행해왔다”며 “최근 1심에서 패소한 뒤 이미 우발채무로 8200억원을 잡아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이 판결이 최종 확정되면 경영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게 안되면 신규 투자를 하지 않겠다거나 한국을 떠나겠다는 식으로 협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현재 통상임금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명확한 개념 정의가 없다”며 “정부가 대법원 판례를 받아들여 예규를 고치든, 국회에서 입법화하든 간에 이제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권 논의 방향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진의나 세부 방침을 아직 확인하지 못한 만큼 지금 의견을 내놓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회 환노위의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청와대의 정확한 공식 입장을 확인한 뒤 논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자 투자유치 확대와 임금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통상임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논의 일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은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해 합의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기/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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