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내 증시는 호악재가 겹치면서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경정예산 통과와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책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반면 엔·달러 환율의 약세(환율 상승)는 향후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12일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엔저(低)현상이 시장을 압박하는 핵심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재정·통화 정책의 공조 효과가 향후 투자심리 회복에 버팀목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대외적으로는 유럽 재무장관회의 결과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 원인은 극심한 엔저 현상과 중국의 경기 부진, 국내 정책 동력(모멘텀)의 약화로 요약할 수 있다"며 "이 중 중국 경기 부진과 내부 모멘텀 약화 부분은 완화 또는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1950 선을 밑돌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엔화가 달러당 100엔을 넘어서면서 수출경합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2.50%로 낮추면서 정책 공조에 나선 것은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일본 엔화의 엔저 현상이 심화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 엔화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미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 대비 강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4년여 만에 달러당 100엔 수준을 웃돌았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극심한 엔저현상이 그동안 국내 증시와 세계 증시의 '디커플링(비동조화)' 요인이었던 만큼 달러당 100엔을 돌파한 엔화 수준은 당분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기지표에 따라 향후 엔화의 추가 약세(환율 상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엔화 약세가 주로 미국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엔·달러 환율은 미국 주요 경제지표의 개선과 일본은행의 통화완화정책 기조를 확인할 때마다 고점을 높여갈 수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금리인하로 원·엔 환율 하락세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엔화 변동성이 장기간에 걸쳐 투자심리를 훼손시킬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추경예산 17조3000억원의 통과와 글로벌 금리인하 기조에 동참한 국내 통화정책 등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공조가 본격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 변화에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본격화 할 가능성이 있는 점은 향후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13~14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를 통해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각국에서 기존의 일방적인 재정긴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 있다"며 "최근 독일 역시 긴축 완화 움직임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확장적 통화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의 변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초부터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던 뱅가드 펀드 물량이 상당 부분 소진됐다고 추정되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김 연구원은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이 70% 이상 진행되며 마무리단계에 진입했다"며 "아이쉐어 신흥국시장 펀드(iShares EM ETF)의 설정액 증가와 외국인 비차익 매수세 역시 향후 수급 개선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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