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서 싹트는 情…라운드 땐 모두가 패션모델

입력 2013-05-10 17:00
수정 2013-05-10 23:56
Golf는 즐거워 ③-클럽 카메론

회원 3만5000명…장거리 비행·악천후에도 열성 참여
"상업성 배제…매너 지키며 즐기는 골프문화 개척"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친 10일 제주시 오라동 한라산 자락의 오라CC. 180여명의 참가자들을 나눠 태운 카트 44대가 18개홀로 줄을 지어 이동한다. 티오프 시각은 낮 12시30분. ‘딱!’ 경쾌한 드라이버 샷 소리가 18홀에서 동시에 울리며 ‘클럽카메론’의 전국 정기모임(정모)이 샷건 방식으로 막을 올렸다.

클럽카메론은 3만5000여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골프 동호회. 1년에 한 번 개최하는 대규모 전국 정모가 열린 이날 오라CC는 하루 종일 회원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1박2일의 정모 일정이 시작된 이날 오전부터 회원들이 서울 경상 전라 강원 등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빨강 주황 노랑 파랑 보라 등 각양각색의 상의에 체크무늬, 꽃무늬,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 무늬 바지까지. 참가자들은 녹색 필드 위에서 각자 ‘화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패션감각을 뽐냈다. 저마다 이날 베스트드레서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하겠다는 각오였다.

온라인에서 자주 만나는 회원들은 혈육을 만난 듯 서로를 와락 껴안으며 인사를 나눴다. 태국 호주 중국 등 세계 각지에서 사업을 하는 회원들까지 참석했다. 태국에서 사업을 하는 차은철 씨(47)는 “태국에서 올린 저의 결혼식에 회원들이 모은 축의금 수천만원을 회원 30여명이 직접 나눠 들고 찾아올 정도로 회원들의 교분이 두텁다”며 “회원들을 만나기 위해 10시간 걸려 치앙마이에서 제주까지 왔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중화지역 볼빅 골프공 총판을 운영하고 있는 박경석 메노스골프 대표(45)는 “클럽에 대한 정보를 구하기 위해 동호회에 가입했다가 여기서 볼빅과 연인을 맺었다”고 했다.

클럽카메론은 2007년 1월 타이틀리스트의 퍼터 스코티카메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네이버에 카페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동호회는 6년여 만에 회원 3만5000여명 규모로 성장했고 회원들의 충성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해로 7년째인 전국 정모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회원제 골프장인 오라CC의 동코스와 서코스를 통째로 빌렸다. 지난 2월 참가자 180여명을 모집하는 공고를 내자 5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회원들의 참여 열기가 뜨겁다.

이렇게 회원들을 똘똘 뭉치게 하는 원동력은 ‘정’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골프 클럽 정보를 구하기 위해 모였지만 직업, 지역 등을 불문하고 서로 베푸는 동호회 분위기에 매료돼 열성회원이 돼갔다. 박 대표는 “기존 삶의 패턴과는 다른 정이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윤재영 광주 운암한국병원장(55)은 “5년 전 전국 정모 때는 5월인데 갑자기 추워졌다. 골프장 프로숍의 창고를 열어 회원들이 모두 겨울옷을 사입고 악천후 속에서도 즐겁게 라운딩을 마치고 나니 모두 형제가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클럽카메론은 수시로 열리는 지역별 모임뿐만 아니라 1년에 두 차례 큰 행사를 연다. 정기 라운딩인 전국 정모가 5월에 열리는 회원들만의 대규모 단합대회라면 9월 열리는 ‘오픈’은 외부 골퍼들도 초청해 진정한 실력 대결을 펼치는 장이다.

클럽카메론을 총괄하는 김기인 매니저(47)는 “상업성을 철저히 배제하고 한국 골프문화를 개척하겠다는 모토를 세우고 동호회를 이끌어왔다”며 “매너를 지키면서 멋있고 화려한 골프를 즐기는 문화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오는 10월에는 전세기를 띄워 사이판으로 해외 원정 라운딩을 떠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날 정모 라운딩은 오후 5시 무렵 마무리됐다. 하지만 동호회 지역 대표들의 장기자랑과 그룹 DJ DOC의 공연 등 식후 행사가 이어지면서 회원들은 밤 늦도록 제주를 뜨겁게 달궜다.

제주=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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