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패션 스타일
1961년 4월 미국의 피그스만(Bay of Pigs) 침공 사건으로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과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껄끄러운 사이가 됐다. 이때 케네디 대통령의 프랑스 순방에 동행한 퍼스트 레이디 재클린 케네디가 프랑스 국민과 언론의 환대를 받음으로써 관계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당시 재클린 여사가 프랑스 패션업계를 위한 특별 조치로 프랑스 대표 브랜드인 ‘지방시’를 입은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패션의 힘을 말해주는 사건으로 회자된다. ‘워너비 재키’란 책을 쓴 미국의 여성 기업인 티나 산티 플래허티는 “옷은 총보다 강력한 무기다”고 말한다. 패션의 힘을 일찍이 깨달은 유명 연예인, 정치인들은 인기 관리나 메시지 전달에 패션을 이용하고 있다. 잘 갖춘 패션은 시각적으로 바로 전해져 설명을 덧붙일 필요 없이 효율적으로 전달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도 다양한 의상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다.
#女정치인 옷은 국민과 소통수단
워싱턴포스트의 패션저널리스트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빈 기번은 “여성 정치인이 입은 옷은 정치적 성명 발표와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 지도자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여성 대통령의 옷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 직접적인 연설도 중요하지만 패션과 같은 간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정치 성향이나 신념을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국내에서도 패션 정치에 관심이 높아졌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고 박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에 다섯 차례나 옷을 바꿔 입으면서 박 대통령의 패션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구글에서 박 대통령 패션을 검색하면 500여만개의 관련 기사가 나올 정도다. 박 대통령은 옷의 디자인은 바지 정장으로 비슷하지만 그날그날의 상황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고 있다. 취임식과 경찰대 졸업식에선 군복과 흡사한 카키색 재킷을 입었다. 녹색은 안보를 강조하는 의미와 함께 안정감과 무게감을 주는 색으로 평가받는다.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5년 내 ‘코스피 3000 시대’를 열겠다고 했을 땐 빨간색(빨간색은 주식시장에서 주가 상승의 표시) 의상을 선택했다. 북한의 핵실험 대국민 담화 때는 무채색 계열의 의상으로 긴장감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브로치 vs 핸드백 정치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시 보어 박물관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브로치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 제목은 “내 브로치를 읽어보세요.”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이른바 ‘브로치 정치’로 유명했다. 그는 벌 나비 거미 악어 등 갖가지 모양의 200여개 브로치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2000년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햇살 모양의 브로치를 달아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뜻을 표현하기도 했다.
철의 여인으로 불렸던 전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 여사는 핸드백을 자신의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데 활용했다. 대처 여사는 항상 딱딱한 사각형 모양 핸드백을 들었다. 또각또각 구두 소리를 내며 각료들 앞에 나타나 핸드백을 책상에 휙 올려놓은 뒤 좌중을 긴장시켰다고 한다. 실제로 대처 여사의 핸드백 때문에 ‘공격적’ 혹은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내세운다’는 의미로 ‘핸드배깅(handbagging)’이라는 신조어가 나왔을 정도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도 패션 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미국 서민층 대상의 저가 브랜드 옷을 즐겨 입는가 하면 미국 신진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자주 입어 전 세계에 자국 제품을 홍보해준다. 2011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는 한인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고 이명박 대통령 내외를 맞이해 지혜롭게 패션을 이용하는 면을 보여줬다.
#정치인 패션 수시로 도마에
반면 패션 정치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여성 정치인도 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대표적이다. ‘패션 테러리스트’로 구설수에 오를 정도인 메르켈 총리는 버튼이 3개 달린 재킷과 정장 바지로 일관된 스타일을 추구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메르켈 총리의 패션 구설수가 오히려 친근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유럽 재정 위기 속에서도 독일을 잘 이끌어온 총리의 국정 능력이 조금은 부족한 패션 센스를 친근함으로 승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여성 정치인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외모와 옷차림으로 도마에 오르곤 한다. 패션에 너무 신경 쓰면 사치스럽다 하고, 못 입으면 못 입은 대로 구설수에 오른다. 어떤 정책을 내놓고 무슨 발언을 했느냐도 중요하지만 여성 정치인들의 패션이 던지는 메시지 또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블라우스 단추를 몇 개 풀었는지까지 보도될 정도로 정치인의 패션은 단골 뉴스거리다.
패션 정치에 의미 부여가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인은 정치인일 뿐이고 옷에 과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말과 행동보다 빠르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패션의 힘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손정희 한국경제신문 연구원 jhs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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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정치인은 넥타이를 주목하라!
패션스타일로 대중에게 자신의 철학과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패션 정치’는 여성 정치인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남성 정치인도 의상을 통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넥타이는 메시지 전달의 핵심 코드다. 슈트가 ‘남성이 공식적으로 입는 옷’이라는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다면 넥타이는 크기는 작지만 전체 슈트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다. 흔히 넥타이가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린에 비유되는 이유다. 오케스트라의 무대 중앙에 배치돼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금방 드러날 수밖에 없는 제 1바이올린처럼 남성의 패션에서 가장 주목받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부드러운 느낌의 슈트와 함께 초록색 타이로 친환경적 이미지를 연출한다.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몸에 붙는 슈트와 강렬한 색상의 넥타이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남성 정치인들은 대개 푸른색 타이로 대중에게 활력이 넘치는 인상을 주려 하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자 할 때는 강렬한 붉은색 타이를 한다. 붉은색 타이는 주가 상승을 바라는 의미에서 금융맨들도 애용한다. 소속 정당의 상징색 넥타이를 의식적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을 나타내는 푸른색 넥타이를,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붉은색을 주로 맸다.
미국에서는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표정, 손짓, 옷차림까지 분석해 통화정책 방향을 예측하는 ‘패드 워처(Fed Watcher·Fed 정책분석가)’가 활동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패션을 철저하게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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