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엔·달러 환율 100엔 돌파 … 국내 증시 영향은?

입력 2013-05-10 11:43

엔·달러 환율이 100엔 선을 돌파하면서 자동차 주 등이 떨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엔저 우려가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추세적인 코스피지수 하락을 이끌 악재가 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0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97포인트(-0.91%) 떨어진 1961.48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 100엔 돌파 등이 투자심리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기관 매물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섰다. 지수는 낙폭을 점차 키워 한때 1950선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자동차가 속한 운수장비(-2.02%)를 비롯해 기계(-1.34%), 철강금속(-1.68%)등의 낙폭이 비교적 크다.

증권업계에선 '엔저' 피해주로 일본 회사들과 경쟁구도를 형성한 자동차, 철강, 화학, 기계, 하드웨어, 생활용품 등을 꼽고 있다.

자동차 주들이 대표적인 피해주로 거론된다. 2008년 이후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엔화 강세 환경에서 개선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했다. 이번에는 악영향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 가 나온다.

운송, 여행, 카지노 주도 일본 여행객 감소와 국내에서의 소비 감소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엔화 약세로 일본 관련 매출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화학, 운송, 생활용품,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에도 부정적인 실적 영향이 점쳐졌다.

반면 일본산 원재료 구매 비중이 높은 건설, 철강, 자동차부품, 여행, 하드웨어 업종에선 일부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철강과 화학업체들의 경우 일본 경쟁사들의 원가가 상승해 경쟁사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및 운송 업종은 일본 원재료 수입 및 해외 영업비용과 엔화 순부채가 있지만 일본 관련 매출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면서 엔화 절하 시 환손실이 발생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반면 정보기술(IT)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종의 경우 미미하게나마 수익 및 재무 구조상 엔화 절하 시 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구조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일본으로부터 원재료를 수입하거나, 해외 영업비용 등을 엔화로 결제하는 금액과 순부채 금액이 엔화 매출을 웃돌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엔화 노출 규모로 인한 실적의 부정적인 영향은 금속, 운송 등의 업종에서 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주당순이익(EPS) 민감도가 가장 큰 업종은 금속업종으로 엔·달러가 95엔에서 100엔으로 5엔 추가 절하될 경우 EPS가 3.01%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운송(-2.02%), 생활용품(-1.51%) 등도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반면 IT하드웨어(0.80%), 소프트웨어(0.41%) 등의 업종은 EPS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됐다.

홍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화가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국내 기업 실적에 본격적으로 엔저 부담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 며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넘어선 상태가 유지되면 2~3분기 실적에 반영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엔저 우려가 국내 증시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엔·달러 환율이 상징적인 100엔을 돌파했지만 증시 발목을 묶을 정도의 악재가 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8개월 가량 엔저 기조가 이어지면서 관련 우려가 자동차주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 며 "하반기 거시경제 개선 전망을 고려하면 현재 소재 산업재주의 반등 기조를 엔저 우려가 막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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