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캠퍼스 누비며 도둑질 일삼은 40대 남성 구속

입력 2013-05-06 14:37
수정 2013-05-06 15:13
1990년대 초반부터 대학캠퍼스를 돌며 도둑질을 일삼은 4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고려대와 경희대 등 서울 강북권 대학교 8곳을 돌아다니며 학생회실과 동아리방, 음악대 연습실 등에서 금품을 훔친 혐의(특가법상 절도)로 김모씨(41)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3월 교도소에서 출소한 김씨는 지난달 29일 국민대 동아리방에서 현금 120만원을 훔친 것을 비롯해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16회에 걸쳐 13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도둑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학생들의 출입이 잦은 학생회실과 동아리방은 문을 잠그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부유층 자녀들이 많이 다닐 것이라는 생각에 경희대 음대 연습실에서 6차례 절도를 저지르는 등 각 대학 음대 연습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2009년에 도둑질한 노트북을 팔다가 경찰의 수사망에 걸렸던 김씨는 이번 범행에서는 장물이라는 흔적이 남지 않는 현금과 상품권만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훔친 지갑에서 돈을 빼내자마자 지갑을 건물 지붕으로 던져버리거나 대학 안에 있는 풀숲, 좌변기 물탱크 등에 버렸다고 밝혔다.



도난 사고가 잇따르자 대학교 두곳에서 김씨의 모습이 찍힌 CCTV 화면을 음대 건물 출입구와 과사무실 앞에 붙여놓았지만 김씨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대범함을 보였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찜질방과 PC방 등을 전전하던 김씨는 낮 시간대에는 캠퍼스를 배회하며 게시판을 통해 학생회와 동아리의 일정을 파악해 언제쯤 가면 사람이 없을지 미리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19살이던 1991년도에 대학 캠퍼스에서 물품을 훔친 혐의로 처음 교도소에 수감되었다. 이후에도 같은 범죄를 반복해 5회 이상의 전과를 갖게되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확인을 위해 대학교를 직접 방문했을 때도 대부분의 학생회실과 음대 연습실이 잠겨있지 않아 누구나 들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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