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전쟁터' 명동에 국내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자라, H&M 등 해외 패션 브랜드가 점령한 명동 상권에 올 들어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이랜드, 금강제화 등은 올해 명동에 자사 제조유통일괄회사(SPA) '미쏘(MIXXO)'와 신발 편집숍 '레스모아(LESMORE)' 점포를 냈다. 점포 오픈으로 이들 브랜드는 명동에만 매장 2곳을 운영하게 됐다.
이랜드는 지난해 명동에 자사 SPA 브랜드 미쏘 1호점을 연 데 이어 지난달 12일 명동 눈스퀘어 3층에 2호점을 오픈했다. 금강제화의 신발 편집숍 레스모아도 지난달 30일 명동중앙점을 개점했다. 신성통상도 자사 SPA 브랜드 '탑텐(TOPTEN)' 2개 매장을 다음달까지 명동에 열 예정이다.
특히 업계 1~2위 브랜드인 유니클로, H&M, ABC마트 등 해외 SPA 매장 50m 거리 안에 매장을 개설해 주목된다. 통상 후발 패션 업체들이 선두 브랜드와 거리를 두고 점포를 개설한 관례와 다른 움직임이다.
이랜드의 미쏘는 1호점을 자라와 포에버21이 입점한 엠플라자에, 2호점은 H&M 옆 매장에 점포를 개설했다. 레스모아도 시장점유율 1위인 ABC마트 바로 옆에 점포를 냈다.
국내 기업들이 제품 질과 서비스 수준이 높아진 게 승부수를 던진 배경이 됐다. 해외 SPA 매장을 찾는 고객을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했다.
레스모아 관계자는 "가격이나 서비스 등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바로 옆에 점포를 냈다"며 "지난달 매출액만 1억 원을 넘는 등 신규 점포란 점을 감안해도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다.
명동에 들른 쇼핑객 이지혜 씨(여·26)는 "H&M, 유니클로 등 해외 SPA 매장 제품을 보기 위해 왔는데 바로 옆에 있는 미쏘와 에잇세컨즈 매장 디스플레이가 예뻐서 방문해 제품을 구매한 적 있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밀집한 명동 상권의 특성상 매출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이곳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제일모직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 600억 원 중 150억 원을 명동에서 벌었다. 에잇세컨즈의 12개 점포 중 1위다. 유니클로는 명동에 있는 2개 매장에서 지난해에만 300억 원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지만 명동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국내 SPA브랜드들이 잇따라 매장을 개설하고 있다"며 "먼저 자리잡은 해외 SPA 브랜드가 명동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에잇세컨즈 등 국내 SPA 브랜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한지아 기자 jyah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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