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맞팔문화'로 과잉정보 짜증
편파적 정치 트위트에 싫증
신규 가입 1년새 절반 줄어
최근 2~3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돌풍을 몰고왔던 ‘트위터’의 기세가 시들해졌다. 올 들어 국내 가입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트위트 수도 크게 줄었다. 한국 특유의 맞팔 문화(나를 팔로잉하는 사람을 팔로해주는 것)와 정치적 트위트에 대한 ‘피로감’이 겹쳤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SNS 사용자는 개방형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이나 폐쇄형 SNS인 NHN의 밴드 등으로 급속히 옮겨가는 추세다.
한국경제신문이 소셜네트워크 분석 전문업체인 사이람에 의뢰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한 달간 한국인이 작성한 트위트 개수는 1억4267만개로 지난해 12월(1억7204만개)보다 17% 줄었다. 신규 가입자는 작년 1월까지만 해도 20만명이 넘었지만 올 3월엔 절반인 10만여명에 그쳤다.
사이람은 트위터에 가입한 한국인을 총 600만여명으로 추정했다. 이 중 실제 트위트를 작성하는 등 활동하는 가입자는 100만명 안팎으로 보고 있다. 500만명은 가입만 했을 뿐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는 ‘휴면 가입자’란 얘기다.
또 모바일 리서치업체인 오픈서베이가 15~60세 트위터 가입자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트위터 이탈’은 선명하게 나타났다. 최근 한 달간 하루 평균 한 개의 트위트도 올리지 않은 사람은 28.8%였다. 응답자의 37.8%는 하루 평균 트위트 수가 1~2개였다. 하루 5개 이상의 트위트를 하는 열성 이용자는 17.7%에 그쳤다. 1년 전과 트위트 수를 비교하면 응답자의 60.8%는 ‘줄었다’고 답했고, ‘비슷하다’는 대답은 26.8%였다. ‘늘었다’는 사람은 12.4%에 불과했다.
트위터 접속 빈도 조사에선 응답자의 14.4%가 최근 한 달간 한 번도 트위터에 접속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1~2회 접속하는 사람은 31.2%, 3~4회는 17.6%, 5~6회는 9.8%였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4.8%는 트위터 접속 빈도가 1년 전에 비해 ‘적어졌다’고 답했다. ‘많아졌다’는 대답은 19%에 그쳤다.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와 관련,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정보들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심리적 부담감이 들 수밖에 없다”며 ‘맞팔’로 인해 관심없는 정보까지 자신의 타임라인을 뒤덮어 버리는 트위터의 특성을 이유로 들었다. 또 정치적 트위트가 범람하면서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피로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위터에 비해 덜 개방적인 페이스북이나 지인들끼리 소규모로 소통할 수 있는 NHN의 밴드와 같은 ‘폐쇄형 SNS’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밴드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250여일 만에 누적 가입자 수 92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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