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첫 번째 선물

입력 2013-05-02 17:20
수정 2013-05-02 23:55
어린 시절 집안에 울려퍼지던 클래식…멋진 음악인생 살게해준 첫번째 선물

김대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fadela04@hotmail.com>


어떻게 하면 ‘살아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관객들 마음속 깊숙이 전해줄 수 있을까. 나는 평생을 이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의 세계를 훨씬 가깝게 전해주기 위해, 조금 더 진솔한 교감을 청중과 나누기 위해 나의 고통과 열정이 담긴 선물꾸러미를 준비하면서 나는 아직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처럼 마음이 설렌다. 그러나 연주가 끝난 후 상기된 표정으로 내게 보내주는 청중의 박수를 받고 있노라면 오히려 내가 그동안 분수에 넘치게 많은 선물꾸러미를 여러 사람에게 받으며 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선물은 상장과는 아예 다르다. 아무 대가 없이 받는 것이 선물이기 때문이다. 착한 일을 해서도, 공부를 잘해서도 아니다. 그냥 좋아서, 주고 싶어서 주고받는 것이 선물이다. 그러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고생하며 연습한 후 나간 콩쿠르에서 상을 받은 것과는 정말 다르다. 훨씬 낭만적이고 그저 고개 숙여 감사해야 할 뿐인 것이다.

감사의 달 5월을 맞이해 그동안 내가 받아 온 선물을 생각해 보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 마음껏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음악을 사랑하며 자랄 수 있었던 어린 시절과 음악을 공부하며 아름다운 음악같은 인생을 꿈꾸며 살아갈 수 있게 한 음악과의 만남이 나에겐 첫 번째 큰 선물이었다.

담 너머 세상에 호기심이 생기기도 전에 이미 집안 가득히 울려 퍼진 클래식 음악이 신선한 공기가 돼 아직까지도 나의 생명력이 되고 있는 것을 선물 보따리에 담는다면 얼마나 클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의 내면에 음악적 재능을 심어놓으신 하나님, 그 길에 들어서게 하신 외할머니의 찬송가 교습, 늦게 시작한 음악의 길을 곧게 걸을 수 있게 내 길을 이끌어 주신 아버지, 내 손으로 영묘한 음악의 세계를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 이런 모든 분의 힘이 모여 완벽하게 구축해 놓은 음악의 성(城)을 나에게 값진 선물로 주신 것이다.

이 모든 선물은 나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돼 왔다. 나는 그 안에서 마음껏 누리고 살면서 한없이 감사할 따름이다.

김대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fadela0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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