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발생 → 공개 시차 노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슈퍼컴퓨터를 동원한 극초단타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현지시간) CME의 원유와 금속, 곡물 등 주요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극초단타 트레이더들이 거래정보 발생과 공개 사이에 생기는 1000분의 1초 단위 시간 간격을 틈타 다른 트레이더들보다 먼저 주문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초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CME의 전자거래망에 접속, 핵심 정보만을 빼낸 뒤 가격 공시 직전에 거래주문을 내 최고 수억달러의 이익을 얻는다. 미국 금융시장 조사업체 탭그룹에 따르면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극초단타 거래 비중은 2008년 47%에서 올 1분기(1~3월) 61%로 뛰어올랐다.
CME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에서 올해 1월 초까지 약 2주일간의 CME 원자재 선물 전자거래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은 선물시장의 경우 거래정보 발생 후 자동 안내까지 약 2.4밀리세컨드(millisecond·1000분의 1초)의 공백이 있었다. 콩 선물은 4.1밀리세컨드, 금 선물은 1.1밀리세컨드였다.
시카고의 원자재 거래회사 DRW트레이딩그룹 관계자는 “컴퓨터를 이용해 단타 매매에 나서는 건 불법이 아니며 부당 이득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컴퓨터로 선물시장 거래에 참여하는 트레이더는 누구라도 장비만 갖춰지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원자재 트레이더들은 CME 측에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극초단타 거래자들의 시장 교란을 막으려면 CME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애니타 리스키 CME 대변인은 “원자재 가격 공시와 거래 주문 상황 안내에서 아주 짧은 간격의 시간 차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우리도 알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전자거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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