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시대 연 LG…미래 디스플레이 시장 석권 시동

입력 2013-05-02 15:30
Cover Story -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비전


LG전자는 지난 1월부터 세계 최초로 55인치 OLED TV를 판매하고 있다. 이어 지난달엔 곡면 OLED TV를 가장 먼저 선보였다. LG전자가 OLED TV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된 건 LG디스플레이 덕이다. LG디스플레이가 OLED TV의 핵심인 패널을 세계 최초로 양산해 LG전자에 독점 공급했기 때문이다.

LG OLED TV의 두께는 4.5㎜로 스마트폰보다 얇다. 무게도 10㎏으로, 기존 LCD TV의 절반에 불과하다. OLED가 초슬림과 초경량이 될 수 있는 건 백라이트가 없어서다. LCD는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해 화면 뒤에 백라이트를 부착해야 한다. 이에 비해 OLED는 자발광이어서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

반응 속도도 1000배 이상 빨라 화면에 잔상이 남지 않는다. 명암비나 색재현율도 LCD보다 높아 화질 면에서도 우수하다.

문제는 대형화였다. OLED 스마트폰에 비해 OLED TV 등장이 늦었던 건 OLED 패널을 크게 만드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스스로 빚을 내는 유기물을 넓은 면에 고르게 앉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게 만만치 않았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물을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흰색(W), 적색(R), 녹색(G), 청색(B) 등 네 종류의 색깔을 낸다고 해서 ‘W-RGB’로 부른다. R,G,B 세 종류의 유기물을 샌드위치처럼 수직으로 쌓고 유기물 전체가 하얀색을 내게 된다. 네 가지 색상을 구현해 RGB보다 화소 수도 많다. W-RGB는 800만 화소이며 RGB는 600만 화소다.

W-RGB는 유기물을 모자이크처럼 한 면에 수평으로 앉히는 RGB 방식보다 구조가 단순해 불량률이 낮다. 청색 유기물이 온도가 높아 TV 수명이 짧아질 수 있는 문제는 색상 정제기(컬러 리파이너)로 풀었다. W-RGB는 컬러 리파이너로 빛을 한번 더 정제해 RGB에 비해 같은 밝기에서 좀 더 깊은 색감을 보여준다는 게 LG디스플레이 설명이다. 청색뿐 아니라 화면을 구성하는 모든 화소 밝기를 컬러 리파이너로 조정할 수 있어 어두운 화면에서도 높은 해상도를 유지할 수 있다.

LG도 처음엔 RGB 방식을 택했다. 1998년에 OLED 연구·개발에 착수해 2009년 RGB 방식으로 15인치 OLED TV를 내놨다. 이후 W-RGB와 RGB를 동시에 만들어 끊임없이 비교한 끝에 W-RGB로 낙점했다. 화질 면에서 RGB에 비해 뒤지지 않고 양산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8년엔 코닥의 특허를 인수해 OLED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를 통해 미래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할 방침이다. 플렉서블 시장이 우선 공략 대상이다. OLED는 제조 공정온도가 낮아 유리기판 대신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는데 유리하다. 백라이트도 들어가지 않아 쉽게 휠 수 있다. LG전자는 곡면 OLED TV에 이어 4분기에 휘는 스마트폰을 처음 내놓을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휘는 데 그치지 않고 종이처럼 둘둘 말거나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선보일 방침이다.

OLED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LCD보다 투명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쉽다. 현재 투명 디스플레이는 편의점 전시용 냉장고 등에 한정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무실이나 가정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편광필름패턴(FPR) 방식으로 3D TV 시장 판도를 뒤집은 것처럼 W-RGB라는 차별화된 기술로 OLED 부문을 선도하고 나아가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도 석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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