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강덕수 회장, STX에너지 최대주주 자리 되찾아 판다

입력 2013-05-02 09:36
콜옵션 행사해 오릭스서 지분 6.9% 매입 계획
㈜STX 43.15%+강회장 지분 6.9% 의결권 얹어 제 3자에 매각


이 기사는 05월01일(20:3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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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일본 오릭스로부터 STX에너지의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아오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STX그룹은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뒤 STX에너지 경영권을 제 3자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강덕수 회장, 주식매수권 행사
30일 STX그룹과 채권단에 따르면 강 회장은 최근 오릭스에 STX에너지 주식 81만8182주(6.9%)를 매입하겠다는 '주식매수권(콜옵션)' 행사 계획을 통보했다. 지난 달 23일 오릭스가 교환사채(EB)를 행사, ㈜STX로부터 매입했던 STX에너지 지분을 강 회장이 다시 사오겠다는 것이다.

STX그룹은 지난해 말 오릭스로부터 STX에너지에 3600억원을 유치하면서 45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당시 계약에 따르면 오릭스가 EB를 행사해 최대주주가 될 경우 강 회장이 주식을 다시 사올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을 달아놨다. 현재 강 회장은 STX에너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강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STX가 보유한 43.15%에 강 회장 지분 6.9%가 합쳐져 STX측이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오릭스의 지분율은 43.1%로 다시 줄어든다.

강 회장이 STX에너지 최대주주 자리를 다시 찾으려는 것은 오릭스와 계열분리 등으로 사이가 틀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릭스는 자금난에 빠진 STX그룹에서 STX에너지를 계열분리해달라고 요구하면서 STX그룹과 갈등을 빚고 있다.

◆제 3자에 경영권 매각
아울러 STX그룹이 최대주주 지위를 회복하려는 것은 STX에너지의 몸 값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STX그룹은 강 회장이 콜옵션을 행사한 이후 STX에너지의 경영권을 제 3자에게 매각할 계획이다. 최대주주 지분이어야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STX그룹의 구상은 ㈜STX가 보유한 STX에너지 지분 43.15%에 강 회장 보유지분 6.9%의 의결권을 위임해 매각하는 방식이다. 콜옵션을 통해 취득한 지분은 오릭스의 허락을 받고 매각하도록 계약돼있어, 오릭스가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강 회장의 지분은 제 3자에게 매각하지 못한다.

STX관계자는 "강 회장이 이미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만큼 STX에너지 역시 경영권을 내놓게 될 것"이라며 "오릭스가 아닌 제 3자에게, 헐값이 아닌 적정 가격에 넘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가격은 4000억원대를 기대하고 있다.

◆㈜STX, STX에너지 자회사 매입 추진
그러나 STX그룹이 STX에너지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아 매각하겠다는 계획이 실현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전망이다.

우선 오릭스 역시 추가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오릭스는 STX에너지에 투자하면서 지분인수가격을 재조정해 지분을 추가 취득할 수 있는 '리픽싱(인수가격재조정)' 조건을 걸어뒀다. 재무위험이 높은 자회사 STX솔라(지분율 86.7%)를 STX그룹이 장부가로 매입해 주지 않을 경우, STX건설의 기업어음(CP)이나 해외 자원개발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엔 가격재조정을 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TX는 STX솔라와 해외투자광구 등을 아예 STX에너지로부터 사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오릭스가 지분을 추가 취득하지 못하도록 '리픽싱' 조건에 걸릴 수 있는 자회사들을 떼어내버리겠다는 의도다. STX솔라 지분(702억원)을 포함해 해외 광구법인 등 STX에너지가 갖고 있는 출자법인들의 장부가는 모두 4129억원에 이른다. 지급보증 등을 합치면 STX측은 최대 6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오릭스측이 ㈜STX가 보유한 STX에너지의 지분 매각을 반대할 경우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오릭스 관계자는 "㈜STX가 보유한 지분 역시 매각시 주주 동의를 얻게 돼 있기 때문에 지분 매각을 강행할 경우 주주계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간 법적 분쟁 조짐도 보이고 있다. STX 관계자는 “오릭스와의 불공정한 계약 조항에 대해 무효 소송을 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오릭스측은 “가격재조정 계약은 STX측이 먼저 제안한 것인데 이제와서 불공정하다며 무효소송을 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맞섰다.

하수정/안대규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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