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3개월새 부실 1조 늘었다

입력 2013-05-01 17:19
수정 2013-05-02 02:06
4대 금융지주 대출 13조원 떼일 가능성

기업 구조조정 손실 '골병'
'휴지'된 채권 3조 육박


건설, 조선사를 중심으로 실적 악화가 가속화되면서 4대 금융지주의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이 올 들어 석 달 동안 1조2000억원이나 급증했다. 회수가 불가능해 사실상 ‘휴지조각’(추정 손실)이 된 채권도 3조원에 달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대형 금융회사들의 자산 건전성이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경제신문이 1일 우리·KB·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주 소속 은행, 보험, 카드사들의 1분기 실적을 토대로 자산 건전성을 분석한 결과 3개월 이상 연체돼 ‘고정이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로 분류된 여신은 13조4733억원이었다. 이는 작년 말(12조2434억원)보다 1조2299억원 많은 규모다.

기업 대출이 많은 우리금융의 고정이하 여신이 4조4840억원으로 가장 컸다. 작년 말에 비해서는 6000억원가량 늘었다. KB지주의 고정이하 여신도 작년 말보다 약 4000억원 증가한 3조2583억원에 달했다. 하나지주와 신한금융의 고정이하 여신은 각각 2조9010억, 2조830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4대 지주의 총 여신에서 고정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인 부실채권 비율도 작년 말 1.45%에서 올 3월 말 1.59%로 높아졌다. 우리금융이 1.77%에서 2.01%로, KB지주는 1.34%에서 1.56%로 상승했다.

법원의 관리를 받는 기업이 늘어난 탓에 회수 불가능 판정을 받아 ‘추정 손실’로 분류된 ‘휴지조각’ 채권도 늘고 있다. 4대 지주가 1년 이상 연체돼 상환능력이 심각하게 나빠져 ‘추정 손실’로 분류한 여신은 3월 말 기준 2조8744억원으로 작년 말 2조5319억원보다 14%나 불어났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기업들이 잇달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추정 손실로 재분류되는 채권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별로는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의 추정 손실이 크게 늘었다. 신한금융은 작년 말 8010억원이던 ‘추정 손실’ 여신은 3월 말 1조49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5010억원에서 5590억원, KB지주는 7149억원에서 7564억원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4대 금융지주의 여신 총액은 850조원 선으로 국내 금융시장 전체 1630조원의 52%에 달한다며 이들의 자산 건전성 악화는 그만큼 금융시장 전체의 취약성이 커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자산 건전성 악화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판단하고 상반기 중 은행 등에 부실채권을 대거 털어내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주요 금융사의 이익이 급감하고 있는 데다 올 들어 자산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며 “살릴 곳은 살리겠지만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병행할 수밖에 없어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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