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자·기업인 '유쾌한 만남'…"팟캐스트로 100억원 투자 연결"

입력 2013-05-01 17:01
수정 2013-05-02 04:06
벤처투자 토크쇼 '쫄투'
투자유치 성공률 50%…4개 기업 M&A 성사도



“벤처 투자자들은 독창적인 기술을 좋아합니다. 어떤 게 있습니까.”

지난달 30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한 지하 사무실. 이곳에선 팟캐스트 방송 녹화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방송 이름은 ‘쫄지 말고 투자하라(이하 쫄투)’. 초기 벤처기업을 위한 이른바 벤처투자 토크쇼다. 벤처캐피털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송은강 캡스톤파트너스 사장과 이희우 IDG벤처스코리아 사장이 진행한다. 15년 이상의 경력을 바탕으로 국내 벤처투자 업계를 이끌고 있는 이 두 사람은 이날 출연자인 김동신 스마일패밀리 사장에게 질문 공세를 퍼붓고 있었다.

김 사장은 최근 ‘스마일맘’이란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육아정보를 공유하고 동영상 등으로 쉽게 육아일기를 남길 수 있도록 한 앱이다.

송 사장과 이 사장은 방송이 끝나갈 무렵 투자 금액을 발표했다. 실제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김 사장의 답변을 토대로 사업의 잠재성과 가치를 평가, 점수를 낸 것. 김 사장은 “주변 벤처기업인들이 방송 후 실제로 많은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고 출연하게 됐다”며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팟캐스트 방송이 초기 벤처기업인과 벤처투자자를 이어주는 새로운 매칭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벤처기업엔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벤처 투자자들에겐 다양한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채널이 되고 있는 것.

쫄투는 2011년 12월 방송을 시작했다. 매주 한 차례 방송된다. 송 사장과 이 사장은 재능 기부 형식으로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장은 “평소 벤처투자자와 벤처기업인이 직접 만날 일이 많지 않다”며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방송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소개된 회사는 모두 73개. 시청자는 매번 5000명을 넘는다. 쫄투는 단순한 오락프로그램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로 투자를 받는 경우가 50%에 달한다. 총 투자 규모도 100억원을 넘어섰다. 송 사장은 “오는 연말까지 100억원가량 더 투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쫄투는 기업 인수·합병(M&A)의 채널로도 활용된다. 이 방송에 출연한 후 다른 기업에 인수된 벤처기업이 네 곳이다. 씽크리얼즈와 써니로프트는 카카오에, 브레인펍은 NHN에, 블루윈드는 나우콤에 인수됐다.

최근엔 쫄투 이외에 다양한 벤처 전문 팟캐스트가 생겨나고 있다. ‘벤처 야설’ ‘사소한 CEO의 배고픈 시간’ 등이 대표적이다. ‘벤처야설’은 박영욱 블로그칵테일 사장, 김현진 레인디 사장 등 벤처기업인과 투자자들이 함께 만든 것으로 다양한 창업 경험담을 소개하고 있다. ‘사소한 CEO의 배고픈 시간’은 청년 창업가 네 명이 만든 방송으로 창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송 사장은 “기업인과 투자자를 연결해 줄 뿐 아니라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업계 추세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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