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삼성·대우證 등 '빅5' 하반기 IB 진출

입력 2013-05-01 01:47
증권업계 구조개편 예고

기업 M&A 자금대출 등 새 수익사업
중소형 증권사도 중개 과당경쟁 '숨통'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증권업계에 구조재편의 막이 올랐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개 대형 증권사는 ‘투자은행(IB)’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증권 거래물량 감소와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증권업계에 새 수익원을 창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금융투자산업에 새 지평을 열고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규모에 따라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 구조적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중요한 시발점”이라고 했다.

개정안은 일정 자격을 갖춘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해 기업대출 업무 등을 새로 할 수 있게 했다. 5개 대형 증권사들이 ‘숙원’이던 기업 인수·합병(M&A) 자금대출 같은 IB 관련 업무가 가능해진다.

시행령 등 후속 작업엔 앞으로 3개월 정도 걸린다. 삼성증권 같은 대형 증권사들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계열 기업이 관련된 M&A만 아니라면 기업에 돈을 빌려줄 수 있다.

기업공개(IPO)부터 M&A까지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면서 대형 딜의 구석구석을 꿰고 있는 증권사가 기업의 필요에 맞는 맞춤형 대출 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한계에 다다른 단순 주식거래중개(브로커리지) 업무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수익원을 갖추게 됐다.

60여개 증권사들이 같은 시장,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해온 업계의 사업 행태가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업무 영역 구분이 촉진돼 자연스럽게 시장 분할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5개 대형사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영업부문보다 자본력을 필요로 하고 고수익 가능성이 있는 IB 부문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증권사는 중견기업 대상 고객 파이낸싱이나 IPO 등 회사별로 전문성을 지닌 부문으로 특화해 자연스럽게 시장 분할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개정안은 아직 제도 도입 초기단계인 만큼 부작용 방지를 위한 보완규정을 마련했다. 우선 대형 증권사들이 계열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해줄 수 없도록 했다. 또 과도한 대출에 따른 대형 증권사의 부실화를 막기 위해 총 한도액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했다.

동일 차주에 대한 대출 한도도 자기자본의 25%로 규정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실권주의 임의처리 제한 △저가 주주배정시 신주인수권증서 발행 의무화 같은 자금조달 수단 남용 방지 장치도 마련했다.

최준우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3개월 이내에 구체적인 시행령을 마련해 혼란 없이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대형 IB 육성과 함께 대체거래소(ATS) 설치, 상장기업의 자금조달 수단 다양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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