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의 시장선도 '특명'…LG 또 한번 치고 나갔다

입력 2013-04-29 17:17
수정 2013-04-30 04:13
'곡면 OLED TV' 삼성 꺾고 세계 최초

55인치 1500만원 예약판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화면이 휘어진 곡면 OLED TV를 출시했다. 작년 8월 UHD TV, 올 1월 평면 OLED TV에 이어 세 번 연속 라이벌인 삼성전자에 앞서 첨단 제품을 내놓은 것이다. ‘시장을 선도하라’는 구본무 LG 회장의 강력한 주문에 따른 성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LG전자는 55인치 곡면 OLED TV를 주요 백화점과 LG베스트샵 등에 29일부터 전시하고 예약 판매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가격은 1500만원으로 오는 6월부터 주문자에게 배송한다.

이 제품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3’에서 선보였던 것으로 화면이 오목하게 휘어진 TV다. 평면 TV는 시청자가 볼 때 화면의 중심부와 측면까지의 거리가 달라 영상 왜곡이 생기지만 화면을 휘게 만들면 이를 없애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이맥스(IMAX)와 같은 입체감도 느낄 수 있다.

CES에서 삼성은 올 상반기, LG는 올해 출시를 공언하며 출시 경쟁을 벌여왔다. 3월 삼성이 평면 및 곡면 OLED TV에 대해 미국 산업안전(UL)인증을 받으면서 앞서가는 것으로 관측됐으나 제품은 LG전자가 먼저 내놓게 됐다.


삼성과 LG는 그동안 곡면 TV 기술을 제품으로 구현하기가 쉽지 않아 애를 먹었다. 디스플레이 패널뿐 아니라 TV 뒤에 들어가는 각종 회로기판과 부품을 모두 구부려야 하는 까닭이다. 또 OLED TV엔 여러 필름이 들어가는데, 디스플레이가 휘는 부분에서 두꺼워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였다. 이로써 LG전자는 OLED TV, UHD TV, 곡면 OLED TV에서 모두 세계 최초 출시라는 ‘3관왕’을 차지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LED TV, 3D TV 등에서 세계 최초 양산품을 내놨다.

LG전자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신기술 제품을 내놓는 것은 구 회장의 ‘시장 선도’ 주문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LG 계열사들의 신제품 개발은 한층 빨라지고 있고 기업문화도 실적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삼성이 먼저 내놓으면 LG가 빨리 따라가는 식이었지만 이제는 ‘무조건 삼성보다 먼저 치고 나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았다.

삼성전자는 6월께 평면과 곡면 OLED TV를 동시에 내놓을 계획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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