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0.9% 성장] 공작기계 수주, 해외 늘고 내수는 12% 줄어

입력 2013-04-25 17:17
수정 2013-04-26 02:34
기업투자 과연 살아났나

공작기계 내수수주 12% 줄어…공단 가동률도 0.8%P 하락


한국은행은 25일 1분기 GDP 속보치와 관련, 기업 설비투자가 전분기 대비 3% 늘었다고 발표했다. 네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과연 기업의 설비투자는 늘었을까.

일단 통계상으로는 설비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향후 설비투자 증감 여부를 보여주는 척도인 ‘기계수주액’ 통계가 그렇다. 기계수주액이 늘었다는 것은 기업이 조만간 설비투자를 늘리기 위해 3~6개월 앞서 발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의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올해 1월과 2월 기계수주액은 각각 1조8590억원, 1조8340억원이었다. 작년 1분기 평균 수주액(2조1060억원)보다는 적지만 작년 4분기(1조7430억원)보다는 확실히 늘었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가 파악한 1분기 공작기계 수주액도 994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작년 1분기보다도 0.2% 늘었다.

실제 기업 투자는 어땠을까. 공작기계산업협회 관계자는 “1분기 공작기계 수주액이 늘었지만 현대위아가 현대차 생산라인용 장비를 수주한 것을 빼면 여전히 안 좋다”며 “해외 수주는 늘고 있지만 내수 수주는 작년 1분기보다 12.8%나 줄었다”고 설명했다.

공단 가동률도 좋지 않다. 지난 1월 공단 가동률은 84.3%로 작년 12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지만 1년 전보다는 0.8%포인트 하락했다. 임종인 산업단지공단 조사연구실장은 “수출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줄였다”며 “환율 영향으로 2분기 가동률도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30대 그룹이 내놓은 올해 투자계획은 149조원이다. 작년(138조2000억원)보다 7.7% 증가한 규모다. 그런데 이 가운데 1분기 투자는 저조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A그룹 관계자는 “1분기엔 글로벌 주요 시장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았던 데다 환율도 변동폭이 심해 투자를 집행하기 힘들었다”고 귀띔했다. 실제 일부 업종을 제외한 주요 기업의 1분기 투자·수주도 활발하지 않은 편이었다. 항공과 조선 쪽 수주가 있었을 뿐이다. 대한항공은 여객기와 화물기 4대, 아시아나항공이 여객기 2대를 각각 도입했다. 조선 분야에선 현대중공업이 82억달러, 삼성중공업이 30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이 27억달러를 각각 수주했다.

2분기 이후 설비투자 추이와 관련해선 업종 간 전망이 엇갈린다. 1분기 실적이 전자(삼성전자, LG전자)와 포스코를 제외하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1분기 국내 차 생산량이 44만7000대로 1년 전보다 4000대 가까이 줄었다. 정유와 석유화학 업계도 작년 4분기보다는 실적이 개선되겠지만 중국 수요 감소로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이태명/김병근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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