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디바' 나윤선 "무대 서면 천사와 악마를 넘나들죠"

입력 2013-04-25 17:04
수정 2013-04-25 23:03
서울 콘서트 성황리 마친 '재즈 디바' 나윤선
"아리랑은 세계인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멜로디"


세계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이 재즈를 시작한 것은 우연이었다. 건국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란 생각에 8개월 만에 그만뒀다. 1994년 ‘지하철 1호선’ 뮤지컬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지만 연기는 서툴렀다. 하차 이후 노래를 더 잘해보겠다는 생각으로 1995년 무작정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3년만 있다 돌아올 생각이었지만 그를 찾는 공연장이 늘어났다. 학교에서는 장학금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학생들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어느덧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2009년 프랑스 슈발리에 훈장을 받았고, 2010년 7집 ‘세임 걸’로 독일 에코 재즈 어워즈에서 해외 부문 ‘올해의 여가수’로 선정됐다. 유럽에서는 소녀시대 이상으로 유명한 한국인이 됐다.

25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윤선은 “재즈는 스타일이 아닌 스피릿”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장르의 음악과 달리 ‘이것이 재즈다’라고 규정할 수 있는 ‘틀’이 없다는 것. 1930년대 재즈와 지금의 재즈는 다른 음악처럼 들린다. 유럽의 재즈는 미국과 또 다른 스타일이다. 하지만 언제 어디를 가든 뮤지션들이 함께 ‘합’을 맞춰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이 바로 재즈다. “아프리카 음악에 기반을 두고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재즈를 대서양 건너 유럽에서 아시아 사람인 제가 부르고 있는 셈이죠. 살아서 움직이는 음악 같아요.”

그가 우리의 전통 민요인 아리랑을 세계 무대에서 10여년째 꾸준히 부른 것도 어떤 음악이든 재즈로 표현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국에만 있었다면 아리랑의 소중함을 몰랐을 거예요. 이제는 외국 아티스트들도 음반에 아리랑을 넣을 정도가 됐어요.” 그가 무대에서 자주 부르는 강원도 아리랑은 콰르텟 멤버인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가 먼저 편곡을 해서 나윤선에게 추천했다. 스웨덴 사람이 먼저 한국인에게 아리랑을 권해준 셈이다.

나윤선은 아리랑의 매력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손꼽았다. 단순하고 반복적이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멜로디도 장점이다. 재즈 아티스트들이 연주를 할 때 기본 재료가 되는 ‘재즈 스탠더드’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100번 넘게 공연을 했다. 주로 프랑스에서 지내고 한국에 들어오는 시간은 1년에 4개월이 안 된다. 남편인 인재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예술감독도 거의 못 본다고 한다. 그는 “내 생각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곳이자 가장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은 무대”라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노래할 때는 ‘천사와 악마가 공존한다’는 평가까지 받지만 말은 지금도 익숙지 않다. 실제 그의 공연을 보면 노래하는 모습과 중간 중간 수줍게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의 간극을 낯설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노래할 때는 그렇지 않은데 말할 때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져서 부담스러워요. 처음에는 다른 연주자가 대신 말을 할 정도였어요.”

지난 18일 서울 공연을 끝낸 그는 연내 다시 한번 한국에서 공연을 열 계획이다. 그와 함께 연주하는 콰르텟 멤버들도 한국의 팬이 됐다. 재즈 페스티벌에서 한국 관객들이 보여준 폭발적인 반응에 고무됐다고 한다. 베이스 주자인 랄스 다니엘손은 이번 방문 때 딸과 함께 싸이의 공연을 보기도 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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