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트위트 하나에 美 증시 2분간 '패닉'

입력 2013-04-24 17:05
수정 2013-04-25 02:29
AP통신 계정 해킹 당해 다우 한때 145P 폭락
금융시장 SNS에 취약…"수천억弗 한방에 증발"


미국 동부시간 23일 오후 1시7분50초. AP통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충격적인 속보 메시지가 떴다. ‘백악관에서 두 차례에 걸친 폭발이 있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부상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주식 트레이더들은 순간 패닉에 빠졌다. 정신을 차릴 겨를도 없이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 약 14,700선에서 거래되던 다우존스지수는 2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145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트레이더들은 2010년 5월 다우지수가 순간적으로 1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던 ‘플래시 크래시’의 끔찍한 기억을 떠올려야 했다. 다행히 2분여가 지난 후 AP통신은 트위터 계정이 해킹을 당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폭발은 없었다고 즉시 부인했다. 주가는 이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1시13분께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결국 이날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2.29포인트(1.05%) 오른 14,719.46에 장을 마쳤다.

트레이더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이날 사건은 금융시장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날 2분여 동안 주가뿐 아니라 원유가격도 0.7% 하락했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상업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9% 폭등했다.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국채로 몰리면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1.703%에서 1.648%로 하락했다.

금융업계 전문 투자은행 KBW의 RJ 그랜트 주식거래 담당 이사는 “트위터 속보 하나가 수천억달러를 순식간에 증발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겁이 난다”며 “이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미리 입력해 놓은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주식을 사고파는 컴퓨터 프로그램 매매의 위험성도 다시 한번 드러났다. 뉴스 헤드라인을 인지하는 알고리즘이 매도 주문을 내고 주가가 내려가자 자동으로 손절매 주문으로 이어지면서 주가 폭락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시리아 전자 군대’라는 단체는 이날 AP통신 계정을 해킹한 건 자신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해커 집단으로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과 CBS의 간판 뉴스프로그램 ‘60분’ 트위터 계정도 해킹한 바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연방수사국(FBI)은 이들이 시장을 교란시켜 주목을 끌기 위해 해킹한 것으로 보고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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