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형마트 규제 1년, 도대체 무엇을 보호했나

입력 2013-04-22 17:28
수정 2013-04-22 22:15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의무휴일제가 시행된 지 어제로 1년이 됐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미명 아래 출발한 대형마트 규제다. 법과 행정력을 동원해 출점 제한, 월 2회 의무휴업, 영업시간 단축을 강제했다. 그 사이에 서울시와 울산 동구청은 대형마트를 압박하려고 먼지털기식 조사를 벌였다. 특히 서울시는 아예 콩나물 두부 등 생필품 51종을 못 팔게 하려다 납품업체와 소비자의 반발로 철회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제 정부와 국회는 대형마트 규제 1년을 냉정하게 결산해봐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작년 4.4% 줄었고, 올 1분기엔 8.4%나 급감했다. 연간 2조7600억원의 매출 감소를 유발했다는 게 정진욱 연세대 교수팀의 추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납품 중소기업과 농민은 직격탄을 맞았고, 마트 3사에서만 6600여명의 일자리가 줄었다. 20대 취업자 수가 11개월 연속 감소한 것도 유통분야의 위축과 무관치 않다.

그렇다고 영세상인들이 이득을 본 것도 아니다. 마트 강제휴무로 줄어든 고객의 20%만 전통시장이나 동네슈퍼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중기청 산하 시장경영진흥원이 지난해 전통시장 점포 1511곳을 조사해보니 하루 매출이 10만원 미만인 영세점포가 19.3%로 2010년(13.7%)보다 되레 늘었다.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린 곳은 규제대상이 아닌 중대형 마트·슈퍼나 편의점, 온라인몰 등이다. 일본 유통업체들도 틈새를 비집고 성업 중이다. 결국 마트 규제는 침체된 내수소비에 찬물을 끼얹고 중소기업 일감과 서민 일자리만 축낸 꼴이다. 소비자의 편익 훼손은 추정조차 어렵다. 누구를 위한 규제였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무언가를 보호하겠다고 해서 보호되는 시대가 아니다. 산업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면 그 어떤 유통업태라도 앞날을 기약할 수 없다. 아무리 대형마트를 공적(公敵) 삼아 꽁꽁 묶은들 전통시장이 스스로 변하지 않고선 기대할 게 없다는 얘기다. 애꿎은 소비자의 희생과 생산자의 눈물만 강요할 뿐이다. 금지와 강제로는 결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교훈만 새삼 일깨운 마트 규제 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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