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앞두고 이달에만 14곳 발행
"창조경제 한다면서 中企 돈줄 막나" 기업들 불만
"대주주 헐값 인수 막으려면 사모 BW만 금지해야"
< BW : 신주인수권부사채 >
상장 중소기업의 주된 자금줄 역할을 해온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사실상 가로막히게 되면서 관련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를 통과,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본회의 통과 이후 3개월 뒤 시행에 들어간다.
기업은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질까봐 벌써부터 조바심이 났다. 법 시행 전 부랴부랴 BW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이 줄지어 선 이유다. 그동안 BW로 수익을 내온 투자자들도 그만한 투자 대안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중소기업 육성을 부르짖는 정부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봇물 터진 BW 발행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BW 사모 발행을 통해 14개 상장사가 1006억원을 조달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삼화페인트공업이 시너지파트너스 등 3개 기관을 상대로 200억원어치를 발행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상아프론테크 삼진엘앤디가 각각 100억원씩의 BW를 발행했다. 키스톤글로벌은 이달에만 세 차례에 걸쳐 160억원을 BW로 조달했다. 삼천당제약은 BW 발행으로 23일 80억원의 자금이 회사로 들어온다.
동부건설은 공모 형태로 BW 발행을 진행 중이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5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청약일은 오는 29일, 납입일은 다음달 3일이다. KTB투자증권이 주관사를 맡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최근 BW 발행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개정안에 분리형 BW 발행을 금지하는 안이 포함돼 있어 미리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현재 발행되는 BW 대부분은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따로 떼서 거래할 수 있는 ‘분리형’이어서 이 법이 시행되면 BW 발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IB 관계자는 “개정된 자본시장법이 창조경제의 핵심인 중소기업의 돈 줄을 막는 역할을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사모 발행 막고 공모는 허용해야”
기업, 투자자, IB 등 BW 발행에 연관된 주체들은 하나같이 개정안 시행에 우려를 표시한다. 특히 사모뿐 아니라 공모 BW 발행까지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분리형 BW가 금지되는 주된 이유는 워런트를 대주주가 헐값에 인수, 지분을 늘리는 폐해를 막기 위함이다. 현재 발행되는 BW는 대부분 사모 형태로, 제3자에게 발행된 뒤 BW에 붙어있는 워런트의 절반가량이 대주주에 넘어오는 구조다. 그렇다면 사모만 막으면 되지 공모까지 금지할 이유는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사모형이 아닌 공모형의 경우 BW 발행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이 도약의 계기로 삼은 사례도 상당하다. 2009년 4000억원 규모의 BW를 공모 발행한 기아차가 대표적이다. 당시 기아차는 BW 발행을 통해 수혈한 자금을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과 회사채 상환에 활용, 위기를 넘겼다. 이후 코오롱 웅진 STX 동부 등의 그룹사들도 잇달아 BW 공모 발행에 나선 바 있다.
투자자한테도 BW라는 투자 수단이 없어지는 게 반가운 일이 아니다. 기아차 BW의 경우 워런트 행사가격이 6880원이었는데, 2012년 주가가 8만원대까지 치솟아 10배 넘는 차익을 낸 투자자도 있다.
전문 투자회사는 일반투자자보다 더 큰 타격이 우려된다. 은행, 증권, 보험 등의 금융사는 연 1조원대 BW 사모 시장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 시장이 사라지면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경험적으로 BW에 투자했을 때 연 8%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데 비슷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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