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연등회에 5만여개 점등…촛불 화재 위험 줄이려 도입
부처님오신날(5월17일)을 앞두고 불교계가 해마다 펼치는 등축제인 연등회(사진)에서 촛불 연등이 점차 사라지는 대신 발광다이오드(LED) 연등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매년 서울광장에 세워지던 탑 모양의 봉축등은 올해부터 광화문 북쪽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불을 밝히게 된다.
조계종 총무부장 지현 스님은 22일 “올해부터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에 촛불 대신 LED로 밝히는 연등을 도입하기로 했다”며 “다음달 10~12일 서울 조계사 우정국로와 종로 일대에서 펼쳐질 연등회에 등장할 약 10만개의 연등 가운데 촛불 연등과 LED 연등이 절반가량씩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계가 LED 연등을 도입한 것은 촛불 연등의 경우 화재 위험이 있는데다 촛농 때문에 연등 행렬이 이동하면서 들기가 불편해서다. 박상희 조계종 봉축위원회 팀장은 “LED 연등으로 전면 교체하지 못하는 것은 촛불 연등의 불빛이 사진에 더 잘 나오기 때문”이라며 “점차 LED 연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차이도 크다. 촛불 연등은 500원인데 비해 LED 연등은 7200원이다. 다만 촛불 연등은 일회용이고 LED 연등은 건전지만 교체하면 몇 년씩 쓸 수 있고, 캠핑 등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박 팀장은 덧붙였다.
불교계는 23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북쪽광장에서 연등회의 시작을 알리는 봉축 점등식을 열 예정이다. 지현 스님은 “연등회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등축제인 만큼 서울광장이 아니라 대표 광장인 광화문광장으로 옮겨 봉축등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광화문광장에는 1000여년 만에 전면 수리를 위해 해체 중인 불국사 석가탑을 본떠 한지로 만든 높이 18m의 ‘석가탑과 동자동녀등’이 불을 밝힌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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