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여기자 '힘쎈 놈' 아반떼 쿠페 타보니…

입력 2013-04-17 08:22
누우 2.0 GDI 엔진 장착…시속 160km 넘어가면 가속 불안
2000만원 이하 가격에 운전 재미, 개성 추구하는 20~30대 엔트리카 공략



'작지만 강하다.'

현대자동차가 준중형급 베스트셀링카인 아반떼의 쿠페형 파생모델을 내놨다. 올 들어 현대차는 제네시스 다이내믹 에디션, 맥스크루즈 등 다양한 파생모델을 선보였다. '가지 치기' 모델로 제품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

아반떼 쿠페는 중형급에 들어가는 2.0 엔진을 장착해 힘이 세졌다. 운전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젊고 세련된 쿠페형 모델의 운동 실력은 어떨까. 16일 일산과 을왕리를 오가는 왕복 100km 구간을 시승해 봤다.


누우 2.0 GDI 엔진을 장착한 아반떼 쿠페는 세단형보다 강하고 빨랐다. 준중형급 몸체에 중형급의 심장을 얹었다. 최고 출력 175마력, 최대 토크 21.3kg·m의 힘을 낸다. 제로백은 8.9초. 1.6 엔진을 장착한 세단형 아반떼의 최고 출력은 140마력, 최대 토크는 17.0kg·m다.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를 지나 직선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았다. 쏜살같이 앞으로 튕겨 나갔다. 가속 페달은 부드러웠고 핸들링은 묵직하고 단단했다. 쿠페의 DNA인 '펀 드라이빙(Fun driving)'의 가치를 충분히 실현하고 있는 듯 했다.

시속 160km를 넘기면서 풍절음이 심해지고 차체 떨림이 느껴졌다. 영종대교를 건널 땐 바람이 심하게 불어 차체가 제멋대로 흔들렸다. 시속 180km에서 속도를 더 높여보려 했지만 그 이상은 힘들었다.

전반적으로 주행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유럽식의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코너링 실력도 뽐냈다. 외관 디자인은 세단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인테리어는 세단과 동일하다. 디자인만으론 쿠페의 아이덴티티를 100% 발휘하지 못했다는 인상이 강했다. 첫 이미지는 문짝 2개달린 아반떼 세단 정도.

하지만 2000만 원 이하 가격대에서 개성과 운전 재미 모두를 충족시킬 만한 모델을 찾는다면 아반떼 쿠페(1645만~1995만 원)가 제격일 것 같다.

이날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한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은 "아반떼 쿠페가 침체된 준중형 내수 시장에 활기를 되찾아 줄 것" 이라며 "연간 4000~5000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의 엔트리카(생애 첫 차)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가격대가 크게 차이나는 제네시스 쿠페(2620~3751만 원)나 고객층이 다른 벨로스터 터보와 구매 고객이 겹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내수 점유율 10%를 넘은 수입차와의 경쟁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은 다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파생모델 출시를 통해 운전을 즐기는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현대차의 실험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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