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회 공백속 점수 업데이트로 포인트 상승
루이스 간발의 차로 제치고 한국인 두번째 '넘버원'
박인비(25)가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한국 선수로는 신지애(미래에셋)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박인비는 16일(한국시간) 발표된 여자 골프 세계랭킹(세계골프랭킹위원회 집계)에서 9.28점을 획득, 9.24점을 얻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주에는 여자 대회가 없었으나 매주 월요일마다 2년간의 성적을 토대로 점수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순위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달 미국 LPGA투어 RR도넬리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며 1위에 올랐던 루이스는 4주 만에 박인비에게 ‘왕좌’를 내줬다.
여자 골프 세계랭킹은 미국 유럽 일본 한국 호주 영국의 6대 프로골프협회 등이 참여한 ‘세계골프랭킹위원회’에서 집계해 매주 월요일 발표한다. 최근 2년(104주)간 6대 투어와 LPGA 2부 투어인 퓨처스투어에서 거둔 성적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출전 대회 수로 나눈 평균점수로 순위를 매긴다. 기준 출전 대회 수는 35개다. 상위 랭커가 얼마나 출전하느냐에 따라 배점이 달라지며 4대 메이저대회에는 더 많은 점수가 부여된다. 또 최근 13주 이내에 열린 대회 성적에는 가산점을 준다.
박인비는 지난주 대회가 없어 총점이 610.30에서 603.16으로 7.14점 줄었지만 2년간 출전 대회 수도 66개에서 65개로 함께 줄면서 랭킹 포인트가 9.25점에서 9.28점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반면 루이스는 총 486.52점에서 480.27점으로 6.25점 감소했으나 출전 대회 수는 지난주와 같은 52개여서 포인트가 9.36점에서 9.24점으로 하락했다.
2006년 2월21일부터 도입된 여자 골프 세계랭킹에서 한국 선수가 1위에 오른 것은 신지애에 이어 두 번째다. 신지애는 2010년 5월3일 처음으로 1위에 올라 7주간 자리를 유지했고, 그해 7월과 11월에도 정상을 탈환하는 등 총 25주간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동안 세계 정상을 경험해 본 선수로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신지애, 미야자토 아이(일본), 크리스티 커(미국), 청야니(대만), 루이스 등 7명이며 박인비는 8번째 선수가 됐다.
박인비는 “내 골프 인생에서 최고의 날이다. 가족과 함께 이 소식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 참석하지 못한 박인비의 부모는 18일 막을 올리는 LPGA롯데챔피언십 개최지인 하와이 대회장을 찾았다.
2007년부터 LPGA투어에서 뛴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 등 메이저 2승을 포함, 통산 5승을 올렸다. 일본 LPGA투어에서도 통산 4승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투어 상금왕과 최소타수상(베어트로피)을 휩쓸어 한국 여자 골프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나비스코챔피언십과 혼다LPGA타일랜드 등에서 2승을 올리며 상금랭킹 2위(56만7219달러)에 올라 있다.
박인비와 루이스의 뒤에는 청야니(8.41점·3위), 최나연(8.22점·4위), 유소연(6.84점·5위) 등이 포진해 있다. 한국 선수들은 7위 신지애(6.48점)까지 포함해 ‘톱10’에 4명이 올라 있다. 박인비는 이번주 하와이에서 루이스, 청야니, 최나연 등에게 랭킹 1위 도전을 받는다. 1~4위 간 차이가 1점 정도밖에 나지 않아 이번 대회 결과로 세계랭킹 상위권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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