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빅·카페베네·트렉스타·크라제인터내셔날, IPO 추진 토종 브랜드 '수난 시대'

입력 2013-04-16 17:30
수정 2013-04-16 22:28
볼빅, 해외 마케팅 비용 급증…적자전환에 상장 차질 우려
트렉스타도 환차손에 '허덕'…카페베네, 순이익 72% 급감


볼빅 카페베네 크라제인터내셔날 트렉스타 등은 쟁쟁한 글로벌 기업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한국 토종 업체다. 고성장을 거듭하며 주식시장 입성이 기대됐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들이 지난해 실적이 악화되거나 적자로 전환, 기업공개(IPO)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볼빅, 공격적 마케팅으로 적자전환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볼빅은 2012회계연도에 8억여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1년 9억여원의 순이익에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도 2011년 12억여원 흑자에서 작년엔 11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볼빅은 2001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2008년 12월 비티앤아이(현 SM C&C)가 골프공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비상장 신설법인으로 남았다.

볼빅은 국내 시장에서 컬러볼 유행을 일으키며 2009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매출이 2009년 46억원에서 2012년 266억원으로 불어났다. 2008년 약 3%에 불과하던 국내 골프공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0% 수준까지 높아졌다. 그럼에도 작년 적자로 전환된 것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매출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일부 매출채권의 회수가 늦어진 점도 실적 악화의 한 요인이다.

볼빅은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적자전환으로 코스닥 재입성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상장심사를 할 때 해당 기업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 직전 3개년 정도는 흑자를 내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트렉스타 적자전환·카페베네 순익 급감

등산화 전문 제조업체인 트렉스타는 2014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말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2011년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매출 963억원으로 전년 대비 26.2%, 순이익 29억원으로 500.0% 각각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또 19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아웃도어 시장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된 데다 원화 강세로 해외 매출채권 등에서 20억원가량의 외화환산 손실이 발생한 때문이다.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보여주지 못하면 내년 상장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다가 연기한 카페베네 역시 작년 실적이 악화돼 향후 상장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카페베네의 작년 매출은 210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5%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01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40.2% 줄었다. 순이익 역시 72.1% 급감한 33억원에 그쳤다.

김종욱 카페베네 홍보팀 차장은 “2011년 말 이탈리아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블랙스미스’를 새롭게 선보인 여파로 판매 관리비가 증가해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상장을 추진하기보다는 상장에 필요한 각종 요건을 맞춰 나가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2009년 우회상장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토종 햄버거 업체 크라제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3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크라제인터내셔날의 최대주주 김택 씨는 최근 회사 매각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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