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브랜드로 유통…롯데마트, MPB상품 확대
롯데건설-엠엔이엔티…폐기물 재활용 공동연구
롯데그룹은 계열사별 특성에 맞는 ‘창조경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저금리 자금 대출 등 단순한 지원 일변도에서 벗어나 신상품 기획과 기술 개발을 함께해 중소 협력사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협력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통해 판로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중소 의류업체와 신인급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패션 브랜드 공모전’을 열었다. 백화점에 입점하지 못한 의류업체와 디자이너 브랜드 중 경쟁력 있는 곳을 발굴해 백화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다. 공모전에서 입상한 업체는 롯데백화점의 영패션 전문관인 영플라자에 매장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중소기업과 공동 개발한 MPB(Manufacturing Private Brand)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MPB는 유통업체가 자사 브랜드를 달아 판매하는 자체 상표(PB)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MPB는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손잡고 기획, 개발한 상품이라는 점에서는 PB와 같다. 하지만 유통업체 브랜드만을 내세우는 PB와 달리 제조사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MPB의 특징이다. 상품 개발에 참여하고 생산을 전담한 중소기업의 이름이 대형 유통업체에 가려지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게 되는 것이다.
롯데마트는 또 해외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수출입 통관 절차에 관해 컨설팅해 주는 방법으로 협력사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롯데마트 끌라빠가딩점에 한국 중소기업 전용관인 ‘K 히트 플라자’를 열고 국내 중소기업과 현지 바이어 간 구매 상담을 주선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협력사의 기술 개발을 지원해 협력사가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기계 제작 전문업체인 엠엔이엔티와 공동으로 ‘폐기물 선별을 위한 다중 트롬멜 스크린 장치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과 불가능한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선별해 에너지 자원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환경부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롯데건설은 지난 9일 엠엔이엔티와 기술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한 공동연구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대·중소기업협력재단으로부터 ‘성과공유제 도입기업 인증’을 취득했다. 성과공유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원가 절감,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의 활동을 함께 추진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사전에 약정한 기준에 따라 나눠 갖는 제도다.
롯데는 저금리 자금 지원 등 전통적인 형태의 동반성장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롯데는 3460억원 규모의 ‘롯데 동반성장 펀드’를 통해 우수 협력업체에 연 2% 수준의 저금리 운영자금을 빌려준다. 롯데는 중소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거래대금의 80% 이상을 현금으로 결제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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