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 폭락, 2011년 이후 최저 수준…복합적 원인 작용
온스당 1930달러 지지선 삼아 반등 예상…시기는 전망 엇갈려
최근 금 가격이 2년 가량 유지돼 왔던 온스당 1500달러 지지선을 이탈, 폭락하면서 향후 추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온스당 1300달러를 지지선 삼아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반등시기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33년 3개월만에 가장 큰 폭 하락…원인 복합적
15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140.30달러(9.3%) 내린 온스당 1361.10달러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인 지난 12일 63.50달러(4.1%)가 빠진 데 이어 이틀새 200달러 가량 떨어졌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1980년 1월 이후 33년3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16일 원자재 전문가들은 금 값 하락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석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키프로스가 금 매각을 발표하면서 금 값 하락이 시작됐다"며 "2011년부터 유지된 온스당 1500달러 지지선이 붕괴되면서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뿐만 아니라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유로존 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의 금 매각 우려가 확산되면서 대규모 매도물량이 출회했고,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금 가격 하향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는 급속도로 냉각됐다는 설명이다.
이원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금 가격 하락원인은 유럽재정위기와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로 달러 강세기조가 지속되면서 촉발됐다"며 "경기가 회복되면서 시장 유동성 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 몰려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매력이 하락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온스당 1300달러 지지선 삼아 반등 예상…시기는 엇갈려
시장이 패닉에 빠져있지만 이러한 국면이 지나면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다만 반등 시기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렸다.
이석진 애널리스트는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온스당 1300달러를 지지선 삼아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과거 지지선이었던 온스당 1500달러가 저항선으로 작용, 상승폭은 제한 받을 것이라며 당분간 온스당 1300~1500달러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철강팀장은 "금 채굴비용이 350달러 가량"이라며 "채산성이 맞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생산량이 줄게되고 수급조절로 중장기적으로는 금 가격이 반등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팀장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유발이 결국 상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비관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원재 애널리스트는 "미국 공공부채의 증가는 금 가격을 상승시키는 중요한 동인이 될 것"이라며 "지난 3월말 미국 공공부채는 16조7714억달러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달러화 약세 및 금 가격 강세의 주요한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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