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화장품 '軍부대 침투작전'

입력 2013-04-14 17:07
수정 2013-04-15 00:39
랩시리즈·비오템 등 밀리터리 마케팅 나서


국내 백화점에서 매출 1~2위를 다투는 고급 남성 화장품 브랜드들이 ‘군인 고객 잡기’에 나섰다. 세계 최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남성화장품 수요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레알그룹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 랩시리즈는 지난 10일 현역 군인만 가입할 수 있는 전용 멤버십 ‘LS아미’를 만들었다. 가입 후 첫 제품 구매 때는 3000원짜리 공중전화카드를 주고, 9만원 이상 사면 부대로 상품을 무료 배송해준다. 10회 이상 구입하면 자외선 차단제를 덤으로 주고, 전역 후에는 마일리지를 두 배로 쌓아준다.

비오템옴므도 군인 전용 ‘밀리터리 클럽’을 만들어 회원들에게 무료 샘플과 쇼핑 정보지 등을 군부대로 보내주고 있다. 비오템옴므는 계급이 올라갈수록 상품 구성을 고급화한 ‘계급별 추천상품’이라는 것도 내놨다. 뭘 해도 고참 눈치를 봐야 하는 이등병 세트에는 스킨과 로션뿐. 하지만 일등병 세트에는 샤워 젤, 상병 세트에는 복근 관리 젤, 병장 세트에는 자외선 차단제가 추가된다.

평소 고급 이미지를 마케팅 전략으로 삼는 이들 브랜드가 군인시장에 관심을 쏟는 것은 충성도 높은 미래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김정숙 랩시리즈 차장은 “한국 남성들은 2년 남짓한 군 복무 동안 피부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이들이 우리 브랜드와 친숙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 남성은 세계 남성 화장품 시장에서 최고 ‘큰손’이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1년 한국의 남성용 스킨케어 시장 규모는 4억9540만달러(약 5600억원)로, 세계 시장의 21%를 차지했다. 스킨, 로션 등 기초화장품만 계산했는데도 이 정도 규모다.

업계에선 마스크팩 등과 같은 기능성 제품까지 더하면 국내 남성화장품 시장이 연간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의 남성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15~20%가량 늘었다.

임현우/민지혜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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