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도 아들의 의대 학자금 대출 앞에 무릎을 꿇었다.”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의과대의 비싼 등록금과 높은 학자금 대출금리 문제를 꼬집은 말이다. 버냉키 의장의 장남 조엘 버냉키(31)는 뉴욕 웨일코넬의대에 다니고 있다. 그의 학자금 대출은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에 달한다. 아무리 아버지가 미국 금융계의 수장이자 ‘상위 1%’ 거물 인사라고 해도 한꺼번에 갚기엔 벅찬 액수다. 게다가 자립을 강조하는 미국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거의 대주지 않는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해 2월 의회에서 아들의 학자금 대출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 대학생들의 등록금 빚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에 대해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의대생들이 등록금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 전공에 몰려들면서 소아 및 노인 치료와 항암치료, 외과 수술 등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전공에 종사하는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과대학협회(AAMC)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미국 사립 의대의 연간 등록금과 생활비는 평균 27만8455달러였다. 공립 의대도 약 21만달러였다. 특히 의대 학자금 대출금리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약 4배인 연 6.8~7.9%에 달했다.
심장전문의 출신인 데이비드 스코튼 코넬대 총장은 “의대를 졸업한 후 학자금 대출을 다 갚을 때까지 20년이 걸렸다”며 “의대에 장학금을 기부하는 건 엄청난 투자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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