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 20년…삼성 DNA를 바꾸다] '창조 인재' 우대하는 인사 3.0

입력 2013-04-11 17:08
수정 2013-04-12 03:29
“삼성의 인사는 25년간 1.0 버전에서 3.0 버전으로 발전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출신인 성상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11일 ‘런 삼성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이건희 회장 취임 전후로 삼성 인사를 4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는 삼성이 외형경영에 치중하던 때에 해당한다. 노사투쟁이 본격 시작된 1987년부터 1992년까지다. 이때는 불안한 노사 관계를 안정시키는 게 중요했다. 삼성은 서열에 따른 연공인사 원칙을 적용했다. 여기에 이병철 창업회장이 추구해온 신상필벌과 적재적소 이념을 가미했다.

인사 2.0버전은 1993년 이 회장이 신경영을 주창하면서 시작됐다. 외형 경영에서 ‘질 경영’으로 전환함에 따라 연공인사 원칙도 허물어졌다. 빈 자리는 ‘기회 균등’이라는 기준이 대체했다. 삼성은 당시 불합리한 차별을 철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995년 ‘신(新) 인사’라는 이름으로 학력과 성별 차별을 없앤 것도 이때다. 능력과 성과 중심의 평가 체제가 확립되기 시작했다.

성 교수는 “호황기여서 모두 현상 유지에 만족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며 “성과 중심으로 여러 사람에게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인사를 한 게 신경영 이후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열린 인사 원칙은 1997년 외환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 고도성장기를 겪으며 오를 대로 오른 인건비를 억제하는 게 현안이었다. 인사 운영 원칙도 관리 중심으로 바뀌었다. 일부 인력을 구조조정하는 동시에 성과주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연봉제도 실시했다. 그래서 성 교수는 1997년 이후의 삼성 인사를 ‘2.1 버전의 디지털 인사’라고 평가했다.

삼성의 인사 관리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시 변화를 맞았다. 산업 판도가 재편되고 경영전략과 인재상도 바뀌었다. 삼성은 이때 ‘글로벌 창조 인사’라는 3.0버전의 새 인사 원칙을 도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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