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국내 경제 성장세가 상당기간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국내경제는 수출이 회복 기조를 유지하고 투자 관련 지표가 반등했으나 소비가 전달에 이어 감소함에 따라 성장세는 미약한 수준을 지속했다"며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 수 증가규모가 50대 이상 연령층을 중심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에 대한 금통위의 인식은 지난달과 전반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미약한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금통위는 또 "앞으로 국내 경제가 세계 경제의 더딘 회복세, 엔화 약세의 영향 등으로 상단기간 마이너스의 '국내총생산(GDP) 갭'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언급했다. GDP갭은 잠재 GDP와 실질 GDP의 격차로 마이너스 상태는 '경기둔화' 또는 '회복'을 의미한다.
금통위는 "세계 경제의 경우 미국에서는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유로 지역에서는 경제활동이 계속 부진했다"며 "신흥시장국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경제지표의 개선추세가 지속됐다"고 판단했다.
대외 경기 여건에 대한 금통위의 판단 역시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국의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유로 지역의 경기 부진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세계 경제는 앞으로도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유로지역의 경기회복 지연과 미국의 재정긴축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물가는 현 수준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를 기록, 지난달 1.4%보다 소폭 낮아졌다. 농산물 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전월 1.3%에서 1.5%로 소폭 상승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수요 압력의 약화 등으로 비교적 낮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제도적 요인에 의한 하락 효과의 일부 소멸 등으로 현 수준보다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통화정책 기조 역시 큰 변화없이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 및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험과 이에 따른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계속 노력하는 한편 저성장 지속으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이로써 지난해 7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낮아진 뒤 여섯 달째 같은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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