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北 리스크에 '부도보험' 출시 잇따라

입력 2013-04-10 17:55
수정 2013-04-10 22:38
이틀새 국고채·포스코채권 등 3종류 신용파생상품 나와
CDS프리미엄도 꾸준히 올라…부도 안나면 '금리+α' 챙겨


▶마켓인사이트 4월10일 오전 6시25분

한국 정부와 우량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의 부도위험을 거래하는 신용파생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런 상품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일시적으로 판매가 늘었다가 시장이 안정을 찾은 뒤 한동안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최근 다시 등장하고 있다. 북한 관련 위험(리스크)이 고조되면서 한국 및 한국 기업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상승하자 증권사들이 이를 활용해 신용파생상품을 다시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평채·포스코 관련 파생상품 잇따라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은 지난 9일 한국 정부가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이 부도날 경우 원금을 물어주는 계약을 담은 신용파생상품을 국내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투자자는 계약상 보장금액인 8950만달러의 0.2~0.3%포인트를 2018년까지 매년 보험료 명목으로 받는 구조다.

CDS 계약으로 불리는 이 같은 거래는 특정 자산을 가진 투자자가 관련 위험노출 수준을 줄이려고 하거나 중개 과정에서 얻는 차익에 대한 기대가 커질 때 활발해진다. 공식적인 통계가 없기 때문에 계약의 배경이나 정확한 규모는 파악하기 어렵다. 국내에선 대부분 일반 회사채와 한 상품으로 묶여 ‘회사채 금리+α’ 수익을 추구하는 형태로 팔리고 있다.

NH농협증권과 대신증권은 8일과 9일 포스코 채권 관련 CDS 계약을 기초로 만든 2종류의 신용파생상품을 판매했다. 투자(보장) 기간은 5년, 금액은 5000만달러와 4350만달러다. 신민식 한화투자증권 FICC상품팀장은 “최근 한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CDS 프리미엄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국내 투자자들 관점에선 그만큼 더 많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어 관련 상품의 투자가치가 높아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한 달간 0.2%포인트 상승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중순 0.63%포인트 수준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 수위가 올라간 지난 8일엔 0.85%포인트까지 상승했다. 포스코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0.76%포인트 수준까지 낮아졌다가 최근 다시 0.92%포인트까지 올랐다.

정부나 포스코의 부도가 현실화하면 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지만, 관련 신용파생상품은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게 증권사들 설명이다.

한 증권사 구조화금융팀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사상 최저 금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에 시중 금리에 약간의 가산 수익률을 얹어준다면 곧바로 투자자가 몰려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에서 신용파생상품을 만들어 팔려면 부도위험의 크기를 반영하는 CDS 프리미엄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져야 한다. 거래 중간에 끼여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최종 상품을 설계하는 국내 증권사들이 모두 일정 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민식 팀장은 “외부에 알려진 CDS 프리미엄이 0.80%포인트 수준이라 하더라도 신용파생상품의 최종 투자자가 실제로 챙기는 시중금리 대비 가산 수익률은 0.2~0.4%포인트 정도”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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