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후보 릴레이 인터뷰] 이용섭 의원 "민주, 실용진보로 가야 신뢰 회복"

입력 2013-04-08 17:32
수정 2013-04-09 03:33
정부·여당 견제 방식도
20세기형 투쟁서 벗어나
대안 제시해야 성과


“민주통합당이 수권 정당이 되려면 ‘민생진보 실용진보 실력진보’의 길을 가야 한다.”

최근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용섭 의원(63·광주 광산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선 패배 뒤 불거진 당의 정체성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현재 당은 절체절명의 위기”라며 “선거가 끝나고 나서 리더십이 붕괴돼 무기력감과 패배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이번 4·24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승리하면 신당을 창당해 정계 개편이 촉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며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큰 곤경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가 이번 5·4 전당대회”라며 “정말 참신하고 혁신적인 당 대표가 나와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강도높은 혁신을 통해 민주당을 수권 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를 위해 우선 당의 정체성을 △이념적 진보에서 벗어나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민생진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실용진보’ △능력으로 보수를 압도하는 ‘실력진보’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아울러 “민주당의 조직과 시스템도 단순 선거용이 아닌 국민·당원의 고충을 해결해주는 ‘생활형 봉사 조직’으로 개조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정부·여당과 철저하게 정책으로 경쟁하는 ‘정책 정당’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예비장관제(shadow cabinet)’ 도입을 공약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현직 장관과 민주당의 예비 장관이 TV토론 등을 펼쳐 더 훌륭한 정책 아이디어로 승부하면 민주당이 수권 정당으로서의 신뢰도 되찾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의원은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방식도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견해도 펼쳤다. 그는 “과거 20세기형 투쟁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보니 견제를 하면 할수록 일반 국민의 지지는 더 떨어졌다”며 “정교한 논리와 함께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해야 부드럽지만 강한 대정부 견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의 공천 혁명도 약속했다. 이 의원은 “능력있는 원외 지역위원장을 대거 발탁하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나 석패율제를 도입해 20대 국회 때 호남과 영남에서 각각 새누리당, 민주당 국회의원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은 총선과 대선 당시 정책위 의장을 맡아 당과 후보의 공약을 총괄했다. 그런 만큼 대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는 “물론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지난 총선과 대선이 종북 논란, 막말 사건, 단일화 이슈 등에 가려 정책 선거가 되지 못했던 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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