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진에어 대표가 "경쟁사 항공기 탈까요" 물어본 이유는…

입력 2013-04-05 09:17
수정 2013-04-05 09:53

'LCC 차별화' 강조… 기내 '키즈밀' 서비스 등 유료화 장기적 검토

"제가 다른 저비용 항공사(LCC)를 이용하면 혹시 기사화 될까요? (웃음)"

마원 진에어 대표(55·사진)는 4일 서울 남산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내내 LCC 간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 1987년에 입사해 25년 간 근무한 '대한항공맨'이다. 올 1월 같은 그룹의 LCC 진에어 대표에 취임했다.

그간 대한항공에서만 근무해온 마 대표는 "LCC를 공부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국내 LCC 가운데 진에어만 타 봤다고도 했다.

때문에 거꾸로 기자들에게 "진에어를 이용한 적 있느냐" "다른 LCC는 타 봤느냐" "진에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냐" 등의 질문 공세를 폈다.

한 기자가 "직접 경쟁사 LCC를 타 보는 게 어떠냐"고 묻자 마 대표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럴 생각이 있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대표가 다른 LCC를 타면 기사가 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이어 "정 어려우면 우리 직원이 다른 LCC를 타 보게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마 대표가 '경쟁 우위' 확보로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 경쟁사의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해야 실현 가능한 전략이다.

그는 "LCC들의 서비스 수준이 비슷해 경쟁 우위 요소가 별로 없다" 며 "차별화된 게 없는 상황인데다 국내 시장 규모에 비해 LCC 간 경쟁이 다소 과열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진에어만의 차별화와 경쟁 우위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 진에어가 최근 업계 최초로 도입한 '키즈밀' 서비스도 이런 차원에서 시도했다. 마 대표는 "기내에서 아기에게 따뜻한 음식을 먹이길 원하는 엄마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즈밀 서비스는 승객의 사전 주문을 받아 진행되는 유료화 아이템이다. 마 대표는 LCC의 장기적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유료화도 고민하고 있다. 다만 기존 서비스보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차별화하면서 도입할 방침이다.

마 대표는 "해외 LCC의 경우 가격 자체는 낮지만 유료화된 부분이 많다" 며 "이코노미석에 타면 생수만 무료로 제공되고 기내식 샌드위치도 돈을 내야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국내 정서를 감안하겠지만 어린이 게임기 대여서비스 같은 아이템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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