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 무늬는 2~3년 전만 해도 주문 수량이 1년에 300벌도 안 됐어요.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신입생들이 튀는 디자인을 좋아해서 올해 주문은 5000벌 가량 들어왔어요." 조형영 단체복 제작전문점 대표(남·50)
"과 점퍼 색깔이나 디자인이 특이하고 예뻐서 입어요. 동아리에서도 단체 점퍼를 맞췄는데 선배들이 입는 점퍼와 똑같아서 과 점퍼를 더 자주 입게 돼요." 서울대 경영학과 학생 정우진(남·24)
분홍색 호피에 금색 악어 무늬까지. 대학 과 점퍼가 진화하고 있다. 천편일률 무채색에 똑같은 디자인이었던 과 점퍼가 개성을 찾았다.
5일 서울대와 이화여대, 홍익대 캠퍼스에직접 가봤다. 호피, 악어, 얼룩말 무늬로 장식된 과 점퍼를 입은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색상도 검정색, 흰색 등 무채색 위주에서 분홍색, 금색, 하늘색 등으로 한결 화사해졌다.
과 점퍼를 편안함과 소속감이란 이유만으로 입는 것은 이제 옛말이 됐다.
2008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한 임종무 씨(남·25)는 "몇년 전과 달리 13학번 신입생들은 과 점퍼가 화려한 편" 이라며 "주황색, 핑크색, 금색 등 색상도 다양하다"고 귀띔했다.
동대문의 단체복 업체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인기 선택 품목에 특이 패턴이나 색상이 꼽히기 시작했다" 며 "이런 디자인은 제작 기간도 1~2주 더 소요되고 가격도 2만~3만 원 이상 비싸다"고 밝혔다.
특이한 디자인 점퍼는 업체에 따라 가격이 1~2만 원차이난다. 단체복 성격상 구매 수량에 따라 가격이 떨어진다. 100명 미만이 의뢰하면 한 벌당 가격은 6만~8만 원 선. 100명 이상이면 5만~6만 원대로 낮아진다.
홍익대 서양학과 재학생 고미정 씨(여·26)의 과 점퍼는 흰색 바탕에 금색 악어무늬가 새겨진 야구 점퍼다. 고씨는 "보통의 단색 위주 과 점퍼를 입은 전공과는 차별화된 느낌" 이라며 "조금 더 비쌌지만 과 점퍼라도 틀에 박힌 건 싫다"고 말했다.
점퍼 뒷면에 새겨지는 교명 디자인도 변했다. 색상이나 무늬에 맞춰 학교 로고에 장식을 넣는 등 화려해졌다.
동대문 소재 한 업체 관계자는 "이젠 과 점퍼도 디자인을 보는 시대" 라며 "예전엔 과 점퍼가 디자인이나 기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위기였지만요즘은 재질과 디자인이 뛰어나 평소 입고 다녀도 손색없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한지아 기자 jyahhan@han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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