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데빌메이커' 치명적 매력 바로 이것!

입력 2013-04-04 20:44
<p> 너무 많다. 더 이상은 카드 배틀 게임에 대한 수식어를 만들어 내기 힘들 정도로 카드게임이 많아졌다. 섹시한 일러스트, 라이트한 게임방식, 끓어오르는 소유욕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p> <p>하지만 3월 29일 팜플이 출시한 '데빌메이커: 도쿄 for Kakao(이하 데빌메이커)'는 다르다. 출시한 지 3일만에 iOS부문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도 4월 4일 기준으로 매출 순위 13위를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p> <p>요즘 유저들은 카드게임이라면 '카드캡터 체리(카드를 모아 봉인시키는 여자 주인공이 나오는 일본의 인기 만화)'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 이들에게 '데빌메이커'가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치명적 매력을 알아보자.</p> <p>■ '사육'이 아닌 '육성'</p> <p>이제 더 이상 '새로운 것'은 찾기 힘들다. 레몬향과 라벤더향을 섞어 새로운 향수를 만들어내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상큼하면서도 느끼한, 뜨거우면서도 시원한'향 자체를 만들어내긴 어렵다.</p> <p>게임도 마찬가지다. 하루에도 수많은 게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제는 '완전 새로운 게임'을 발명하기보다 현존하는 게임에서 재미있는 요소를 적절하게 조합해 '새로운 향'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p> <p>팜플의 '데빌메이커'는 이런 관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기존의 카드배틀 게임은 '짭밀아(짝퉁 확산성 밀리언 아서)'냐 '짭밀아가 아니냐'로 나뉜다. '데빌메이커'의 경우 '짭밀아'의 꼬리표가 붙지 않고 독자적으로 생존했다. 이유인즉 카드 배틀 게임과 RPG를 절묘하게 섞어놓았기 때문이다.</p> <p>'데빌메이커'의 RPG의 요소는 독특하게도 카드에 있다. 기존의 카드게임은 단순히 카드를 강화시키는데 주력했다. 이때 카드 강화는 인풋만큼 아웃풋이 있는 정직한 방식이다. 하지만 '데빌메이커'의 경우 인풋만큼 아웃풋이 없을 수 있다.</p> <p>'데빌메이커'는 '악마 강화'에서 '악마 합체', '재계약', '악마 진화'로 나뉠 수 있다. '악마 합체'는 기존의 '강화'의 개념이다. '재계약'은 재계약 티켓과 골드 50으로 할 수 있다. '악마 진화'는 선택된 베이스 카드와 같은 등급과 희귀도, 속성을 가진 카드 두 장과 '재료카드'라는 특별한 진화 카드가 필요하다.</p> <p>여기서 유저들이 가장 배신감을 느낀 부분은 '재계약'이다. 무조건 스텟이 좋아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카드를 좋게 키우는게 아니라 육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재계약 후 HP가 149 떨어졌다. 블리자드의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 '재계약'과 비슷한 '재연마'라는 제도가 있다. '재연마'란 예를 들어 가지고 있던 아이템이 100의 지능 능력치가 있다면 이중 30을 빼서 다른 능력치인 체력 30을 얻을 수 있는 제도다. 이 안에서 유저들은 자유롭게 원하는 능력치를 조절할 수 있다.</p> <p>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특정 능력치가 일정 수준 이상 넘어가면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적중 능력치'를 100으로 맞출 때 나오는 효과가 100이라면 '적중 능력치' 150을 맞춰도 나오는 효과가 100이 될 수 있다.</p> <p>만약 '적중 능력치'를 높이기 위해 돈을 주고 부가 아이템을 맞춘 유저의 경우 기가 막히는 노릇이긴 하다. 공들인 만큼 원하는 효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저들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 적정 수치를 알아내고 캐릭터를 강화를 통한 '사육'이 아닌 '육성'해 나가는 것이다. '데빌메이커'의 카드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강화'가 아닌 '육성'을 통한 재미를 선사한다.</p> <p>■ 게임에 대한 갈증을 해소</p> <p>카드의 육성과 더불어 '데빌메이커'만의 독특한 매력은 '자유도'에 있다. 다른 카드배틀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카카오톡 연동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은 감질난다는 것. 이건 마치 목이 마른 사람에게 5분 간격으로 소주잔에 물을 가득 담아 주는 느낌이다.</p> <p>보통 아이템의 쿨타임(쿨링타임의 준말, 컴퓨터 게임에서 하나의 스킬을 사용하고 재사용까지의 공백타임)이 돌아야 게임을 할 수 있다. 신발이 있어야 달릴 수 있고, 스테미너가 있어야 걸어갈 수 있는 것이 예다.</p> <p>'데빌메이커'는 던전에 입장할 때만 '빛'을 소비하고 게임을 진행할 땐 소비하지 않는다. 따라서 플레이시간이 길어진다. 500cc맥주잔으로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듯 게임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준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처음 입장할 때 들어가는 '빛'의 소비량이 커지지만 한걸음 한걸음이 소중했던 기존의 게임보다 부담이 적다.</p> <p>만약 '빛'을 모두 소비했다 하더라도 '탐색'과 동일한 방식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카카오 톡 친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심연의 수정'이 있다. 유저들간 최고 이동거리를 경쟁하는 콘텐츠로 일반적 '탐색'과 똑같은 방식이다. '아레나'는 실버를 소모하며 다른 유저의 악마 파티와 자동으로 전투가 진행된다. AI(인공지능) 방식으로 이루어져 15분뒤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 심연의 수정(왼쪽)-아레나 </p> <p>'근원'과 '확산된 어둠'도 있다.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근원'의 경우 직접 탐색을 하는 도중 발견할 수 있다. 혹은 동료가 발견하면 알림이 떠서 함께 처치할 수 있다. '확산된 어둠'은 매일 8-9시, 12-13시, 19-21시에 참여 가능한 특수한 구역이다. 또한 스토리 섹션도 따로 마련되어있어 게임 스토리를 즐길 수도 있다. ▲ 근원(왼쪽)-확산된 어둠 ■ 탐색은 로또다?</p> <p>'데빌메이커'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독특한 '탐색'방식이다. 기존의 카드 배틀 게임은 생각 없이 화면을 터치해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데빌메이커'는 뒤집어져있는 3개의 카드가 나온다. 유저는 이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진행한다. 이 카드에는 경험치/돈/카드 획득, 악마/강마/보스 출현, 체력회복, 지름길, 악마 주시(게이지가 차오르면 강마를 만난다)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 카드 3장중 1장을 선택해 탐색하는 방식 </p> <p>'데빌메이커'에서 탐색할 때의 선택은 로또를 살 때와 똑같다. 로또를 살 때 귀찮아서 자동으로 체크를 하기도 하지만 맘에 드는 숫자를 직접 체크하는 경우도 있다. 그 때 내가 선택한 숫자가 당첨 번호와 다르다고 해도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물론 자동으로 찍은 번호와 직접 찍은 번호가 당첨번호와 미묘하게 다르면 분노의 정도가 다르다. 하지만 반대로 직접 찍은 번호가 당첨이 된다면 기쁨은 배가 된다.</p> <p>게임을 진행하며 원하는 선택지가 바로 옆에 있는데 다른 옵션을 선택한 걸 알았을 때 유저는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게임에서 선택해주는 옵션을 수동적인 플레이를 하느냐, 아니면 스스로 선택해 능동적으로 플레이하느냐의 '마인드' 차이가 있다.</p> <p>■ '데빌메이커'의 백미는 복잡한 카드 선택</p> <p>'데빌메이커'의 백미는 복잡한 카드 선택 과정이다. 처음 접한 유저들은 카드 아래 별 개수를 봐야할지, 위에 커먼(Common)/언커먼(Uncommon)/레어(Rare)/특별(Unique)을 봐야할지, 아니면 아래 S/A/B/C/D 등급을 봐야할지 고민한다. 별 개수를 보자니 커먼인게 걸리고, 커먼을 보자니 D가 기분 나쁘고, A를 보자니 별이 신경 쓰인다. ▲ 2% 부족한 카드들 최민재 팜플 홍보팀장은 순정녀(순위 정해주는 여자)가 되어 해결책을 제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별의 개수다. 그리고 커먼과 언커먼 레어는 카드 일러스트의 희귀도 나타낸다. 그 다음에 옵션을 보고, 스킬을 보면 된다'고 말한다. 덧붙여 'S/A/B/C/D는 카드의 옵션을 유저들이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수치화한 것이다. 스킬은 20, 40레벨에 자동으로 풀린다'고 전했다.</p> <p>덧붙여 최 팀장은 ''데빌메이커'가 복잡한 게임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카드를 육성하는 재미'에 초점을 두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유저들은 별의 개수와 등급을 보고 가볍게 플레이할 수도 있고, 강화나 재계약 등을 통해 깊게 탐구할 수도 있다. 실제로 카드를 연구하며 재미를 느끼는 유저들도 있다'고 말했다.</p> <p>■ 이유있게 예쁜 카드</p> <p>'데빌메이커'가 고퀄리티 게임이라는 걸 알 수 있는 근거는 카드에 있다. 이제 일러스트가 예쁘다는 이유로 '고퀄리티'라는 수식어는 붙이기 힘들다. 하지만 '데빌메이커'의 카드는 이유 있게 예쁘다.</p> <p>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카드 이름이 친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리데기, 하피, 만드라고라, 노움, 그렘린, 나가, 스핑크스, 웨어울프, 세이렌, 켈베로스, 아라크네, 브린힐트, 주작 등 평소 게임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한국과 외국 신화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도 알 수 있다. ▲ 서큐버스(왼쪽)와 켈베로스 이전에도 신화나 전설 속 캐릭터들을 착안해 카드를 디자인한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괴물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경우가 많았다. '데빌메이커'의 경우 괴물의 모습을 아름다운 여신으로 재해석하였다.</p> <p>캐릭터도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 신화부터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북유럽 신화까지 다양하게 접목시켰다. 신화의 내용을 변형시키지 않고 그대로 따왔다. 그래서 신화를 알고 있는 유저라면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고, 몰랐던 유저는 게임을 통해 신화를 배울 수도 있다. ▲ 한국 신화 바리데기(왼쪽)-북유럽 신화 브린힐트 </p> <p>■ 묵직한 스토리텔링은 게임 또 다른 핵심</p> <p>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가장 힘든 점은 스토리가 '길어도 너~~무 길다'는 것이다. '어차피 모바일 카드 배틀 게임인데 이렇게 튜토리얼이 긴 게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데빌메이커'는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란 것을 알 수 있다.</p> <p>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은 라이트하다는 강점을 지니기 때문에, 게임 속에 스토리가 딸려있는 느낌이다. 게임을 진행하다가 잊을만 하면 갑자기 스토리가 튀어나온다. 하지만 데빌메이커의 경우 스토리 안에 게임이 있다. '탐색'이라는 주 콘텐츠 옆에 '스토리'가 따로 있을 정도다. 레벨이 올라가면 '스토리' 진행이 필수적이다.</p> <p>'데빌메이커'의 스토리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니앨범'에서 앨범을 완성시키면 각 캐릭터들의 대화도 엿볼 수 있다. ▲ 게임 스토리라인(왼쪽)과 미니앨범에서 캐릭터들의 대화 요즘은 자기소개서도 면접도 '스토리텔링'이 대세다. 스토리가 갖는 감성의 힘이 다시금 재조명되는 것이다. 기존의 모바일 게임은 '앵그리버드'처럼 '화난 새들이 돼지들한테 알을 빼앗아 온다' 등 간단한 스토리가 많았다. 하지만 간단한 이야기의 게임은 지속성이 없다. '데빌메이커'는 스토리를 이용해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가볍지 않고 오래 기억에 남는 게임으로 자리잡았다.</p> <p>'데빌메이커'는 힘 있는 스토리와 높은 자유도, 기존 게임과의 차별성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다소 복잡한 카드 선택과 육성, 기존의 틀을 무너뜨린 게임방식으로 발생하는 유저들의 불협화음도 무시할 수는 없다. 자칭 '국가대표 카드 배틀 게임'이라고 하는 '데빌메이커'가 이러한 불협화음까지 잘 조화시켜 더욱 사랑받는 게임이 될지 게임업계가 주목하고 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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