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중국 대표 경제학자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무제한 금융 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정책)’를 “모두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게 만드는 정책”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리다오쿠이 중국 칭화대 교수는 3일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3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 이틀째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교사 역할을 했던 리 교수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위원을 지냈다.
하마다 고이치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가 아베노믹스를 통한 엔저(低) 정책을 옹호하며 “아베노믹스가 불만인 국가들은 자체적으로 통화정책을 써서 대응하라”고 한 데 대한 반격이었다. 하마다 교수는 아베 총리의 경제교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날 토론은 중국과 일본 전·현직 국가지도자의 경제 참모 간 대리전인 셈이었다.
리 교수는 “모든 국가가 통화 공급을 늘리면 물가상승률이 높아져 고통을 겪게 된다”며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을 겪고 있는 일본은 피해가 적을지 몰라도 다른 국가에는 피해가 온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하마다 교수가 “예컨대 한국도 통화 공급을 늘리면 되지 않느냐”며 “유럽 역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해 경제적인 시장 변동 환율을 버리지 않았느냐”고 주장하자 리 교수는 “그것은 이론적인 이야기이고, 현실에서는 인플레이션 문제 때문에 쓸 수 없는 대응 정책”이라고 다시 반박했다.
다른 토론자인 케이 베일리 허치슨 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도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정책을 쓰고 있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아니다”며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기 시작하면 인플레를 유발하고 세계 경제 상황을 악화시켜 모두에게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은/고은이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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