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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업계 라이벌인 KCC(사장 정몽익)와 삼화페인트(사장 김장연)가 700억원 규모의 국내 건축용 내화 페인트 시장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가 하루 차이로 ‘3시간 내화 페인트’ 개발 사실을 잇따라 발표하며 서로 최초를 주장하고 있는 것. 3시간 내화도료는 화재 발생 시 1000~1200도가량의 열이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3시간 이상 부풀어 올라 열을 차단해 기둥이나 보의 철근이 휘거나 무너지는 것을 막는 최신 제품이다.
먼저 개발을 발표한 곳은 국내 건축용 도료시장 1위 업체인 삼화페인트다. 이 회사는 지난 1일 국내 최초로 3시간 내화페인트 ‘플레임체크 EXP-100’을 개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KCC도 ‘보’와 ‘기둥’에 동시에 바를 수 있는 국내 최초 3시간 내화도료 ‘화이어마스크(FIREMASK-3000)’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KCC 관계자는 “건축자재 발주 시 대부분 발주처에선 보와 기둥에 동시에 쓸 수 있는 내화구조 자재를 쓰는데 삼화 제품은 기둥 인증을 받지 못한 반쪽”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삼화가 들고 일어났다. 관계자는 “보와 기둥의 도막 두께와 관련한 인증기준이 다르다”며 “같은 인증 기준이라면 우리도 동시에 인증받았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 같은 신경전은 최근 공장 밀집지역에서 화재와 각종 폭발사고가 잇따르면서 내화구조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 국내 내화 페인트 시장은 2010년 300억~400억원대에서 최근 700억~800억원대로 늘었다. 국내 건축법상 모든 철골 구조물 가운데 12층 또는 50ｍ 이상 규모 건축물에는 3시간 이상 불에 견딜 수 있는 내화 페인트를 사용해야 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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