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 '자율협약' 신청

입력 2013-04-02 17:05
수정 2013-04-03 04:02
朴정부 첫 대기업 구조조정


STX조선해양이 실적 악화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기업 구조조정 사례로 그 향배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전 세계 조선·해운 불황 탓에 겪고 있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체결을 신청했다고 2일 발표했다.

STX그룹은 종업원 6만명이 일하고 있는 1400개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3만5000명에 이르는 임직원의 고용 유지를 위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산은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이 지난달 29일 증자 포기를 밝힌 직후 자율협약 의사를 전해왔다”며 “채권단 회의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등 채권단이 협약을 받아주면 STX조선해양은 1년간 채무 상환 유예와 필요한 긴급자금 지원을 받고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정상화 방안을 추진하게 된다.

STX그룹은 특수선 업체인 STX OSV와 STX에너지 지분 매각으로 각각 7680억원, 3600억원을 확보하는 등 지난해부터 2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STX조선해양이 7820억원, STX팬오션이 4566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고, STX팬오션 매각도 무산돼 어려움에 빠졌다. 결국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조원가량의 부채 상환이 어려워지자 채권단 관리를 선택했다.

이날 증시에서 STX조선해양이 14.99% 내린 5160원에 장을 마감한 것을 비롯해 STX그룹 계열사들이 모조리 하한가로 추락했다.

서욱진/좌동욱 기자 venture@hankyung.com

■ 채권단 자율협약

유동성 위기로 기업이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 금융회사 간 합의로 이뤄지는 지원책이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까지 갈 필요는 없지만 유동성 지원이 필요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선제적 지원이다. 유동화 채권은 물론 기존 대출의 만기를 일정 기간 연장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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