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식목일

입력 2013-03-31 17:19
수정 2013-04-01 00:41
예술가에 영감 안긴 빈의 숲…식목은 후손 위한 최고의 선물

이경호 < 영림목재 사장 p62647213@nate.com >


완연한 봄 날씨 속에 어느덧 4월이다. 나흘 후면 제68회 식목일이다. 식목일은 1872년 미국에서 시작된 아버데이(arbor day)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인 1946년부터 매년 4월5일을 식목일로 정해 나무를 심고 가꾸는 날로 삼고 있다. 범국민 식수를 통해 산림을 자원화하고 애림사상을 높이고자 제정된 이 기념일은 오랫동안 전국의 직장, 학교, 군부대, 마을 단위로 나무를 심어오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숲 속 생체리듬 변화가 급속히 진행돼 지난 100년간 한국 평균기온이 약 1.5도 상승하면서 산림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생체리듬도 빨라졌고 나무 심기는 남부지방은 2월 하순, 중부지방은 3월 중순부터 가능해졌다고 국립산림과학원은 밝혔다.

우리나라가 어떻게 유네스코와 세계가 인정하는 조림 성공국이 될 수 있었을까. 오래전 산림청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던 한 원로의 에피소드를 옮겨본다. “처음 청와대에 가서 조림에 관한 보고를 하게 됐다. 한국의 토질, 강우량 및 조사량(照射量)에 맞는 수종 선택과 묘목 확보 등을 논의하다 보니 예정된 시간이 경과하게 됐다. 이때 비서실에서 대통령께 다음 스케줄로 일어나셔야 한다고 보고하자, ‘임자들! 내가 식목에 대해서 얘기할 땐 끼어들지 말게나’라고 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치산치수(治山治水)에 관한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 이후 우리 임업인들은 신이 났었다”고 회상했는데 이는 대통령의 뜻과 실행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해외 명품 도시 숲으로 오스트리아의 빈을 꼽는다. 빈 부근의 숲이 음악가들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한 것이었다. 베토벤은 귀머거리의 고통으로 자주 산책을 하면서 1808년에 작곡한 6번 교향곡 ‘전원’에서 제1악장 ‘시골에 도착했을 때 상쾌한 기분에 젖어’라는 표제와 제2악장 ‘시냇가의 풍경’을 묘사했고, 요한 슈트라우스 2세에 의해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1867), ‘빈 숲 속의 이야기’(1868) 등 밝고 경쾌한 왈츠가 작곡된 것은 훌륭한 숲 환경이 예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음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번 식목일에는 모두 나서서 나무를 심어보자. 그러면 숲과 자연은 우리 세대는 물론 후손들에게 보다 나은 삶의 환경으로 보답할 터이니 말이다.

이경호 < 영림목재 사장 p62647213@nate.com >


▶급등주 자동 검색기 등장...열광하는 개미들
▶[한경 스타워즈] 대회 한 달만에 전체 수익 1억원 돌파! 비결은?


▶ "대마도는 한국땅" 日 뜨끔할 근거 들어보니

▶ 박시후 고소한 A양, 연예인 지망생 이라더니…

▶ MC몽, 안보여서 '자숙'하는줄 알았는데 '깜짝'

▶ 日 재벌 회장 "김연아 '우승' 사실은…"

▶ '짝' 출연 女연예인, 하루에 받는 돈이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